
홍어 매니아들이 홍어의 참맛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오는 23일부터 나주 영산포에서 열리는 ‘홍어·한우축제’다.
600년 전통을 이어온 남도 잔칫상 대표 음식인 숙성 홍어와 명품 나주 한우를 맛볼 수 있는 자리다.
나주지역 최장수 음식문화축제다. ‘영산포 홍어축제’였지만 올해부터 ‘영산포 홍어·한우축제’로 이름을 바꿨다.
3일간 행사장 홍어 판매 부스에선 50% 할인된 가격에 숙성 홍어를, 30%할인된 가격에 나주 한우를 구매할 수 있다.
축제가 열리는 영산강 둔치공원에는 붉은 치마를 두른 듯 꽃양귀비가 활짝 피었고 하얀 안개초가 어우러지며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홍어축제 기간에는 영산강둔치 시민체육공원과 인근 주차장, 도로변에 무료로 주차할 수 있다.

홍어 주산지인 전남에서는 톡 쏘는 알싸한 맛이 일품인 삭힌 홍어회를 즐긴다.
숙성 홍어회에 찰진 돼지 수육과 삭힌 묵은지를 얹어 먹는 ‘홍어삼합’(三合), 구수한 김을 더하면 ‘홍어사합’(四合)의 풍미를 즐길 수 있다.
노안 정고집, 다도 참주가를 비롯해 숙성 홍어와 찰떡궁합인 남도 막걸리 10여 가지를 맛볼 수 있는 전시·시음 부스를 운영한다.
회 뿐만 아니라 찜, 전, 무침, 홍어 간을 끓인 애국, 막걸리를 곁든 홍탁 등 침샘을 자극하는 홍어 요리를 종류 별로 느낄 수 있다.
숙성 홍어라면 왜 나주 영산포일까.
조선 중종 25년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따르면 고려 말 남해안에서는 왜구의 노략질이 심해 흑산도 사람들이 가까운 영산포로 피난하게 됐고 그때부터 영산포에서 삭힌 홍어를 먹게 됐다.
당시 흑산도에서 영산포까지 오는 데는 뱃길로 보름 정도 걸렸는데 도착해 보니 배에 싣고 온 생선들이 부패해 모두 버렸는데 유독 항아리 속 홍어 만은 먹을 만 했고 먹고 나서 뒤탈이 없었다. 또 먹을수록 알싸한 풍미가 있었다고 한다.
1970년대 영산강 하굿둑 공사로 바다 물길이 막히기 전까지 흑산도, 대청도 근해에서 잡힌 홍어의 내륙 종착점은 영산포구였다.
이 때문에 영산포에서는 홍어가 대표 음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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