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너무 많다"며 차량 폭탄…미국 난임 클리닉 자폭 테러 발생

AF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에서 난임 클리닉을 겨냥한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해 용의자가 숨지고 4명이 다쳤다. 폭발은 17일(현지시간) 오전 11시께 일어났으며, 당국은 이번 사건을 명확한 의도를 가진 테러 행위로 보고 있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현장에서 사망한 유일한 희생자는 차량을 폭파시킨 용의자 본인으로 확인됐다. 부상자 4명의 신원이나 정확한 상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주말이었던 당시 클리닉은 휴무 중이었으며, 병원 직원이나 환자는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 충격은 상당히 컸다. 반경 3㎞ 밖까지 진동이 느껴졌고, 인근 상점들의 유리가 산산조각 났다. 당국은 한때 주변 지역에 접근 자제를 요청했다. 다행히 병원의 핵심 시설인 시험관 아기 시술실과 배아 보관 시설 등은 외부에 분리돼 있어 피해를 피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의도된 테러 행위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아직 정확한 범행 동기나 수사는 진행 중이지만, 일부 단서가 확인됐다. AP통신은 수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용의자가 범행 전 온라인에 “세상에 사람이 더 많아져선 안 된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고 보도했다. 또한 해당 글은 자살 테러에 가까운 행위를 예고한 것으로 보이며, 일부 영상 촬영이나 생중계를 시도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고 전했다.

현장 병원 운영자인 마헤르 압달라 박사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면서도 “환자가 없는 날이라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팸 본디 미 법무장관은 공식 성명을 통해 “여성과 어머니는 이 나라의 중심이며, 난임 클리닉을 겨냥한 폭력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팜스프링은 로스앤젤레스에서 동쪽으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사막 도시로, 유명 인사들의 별장이 몰려 있는 지역이다. 이번 사건은 낙태권이나 생식의료를 둘러싼 미국 내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벌어져 더 큰 파장을 낳고 있다. 수사당국은 범행 동기 속에 정치적, 사회적 극단주의가 작용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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