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재명 되면 20년 할 거라카더라" vs "젊은층은 李"…PK 민심 '흔들'

  • 6·3 조기 대선 D-19…부산·경남 민심 르포

  • 상대적 보수 우세…李 '비호감·비토론' 강해

  • 젊은층 "이번엔 이재명 많아"…박빙 전망도

  • "국민의힘, 민주당 둘다 싫어"…회의론 상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현수막이 지난 15일 부산 동구 진시장 사거리 횡단보도에 걸려있다 사진김지윤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현수막이 지난 15일 부산 동구 진시장로 사거리 횡단보도에 걸려있다. [사진=김지윤 기자]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무한대로 할거라고 하대. 소문에는 10년, 20년씩 할끼라고", "걔(이재명) 얘기는 꺼내지도 말아라"

부산 수정전통시장에서 평생 장사를 해온 상인 6명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생각을 묻자, 하나같이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들과 함께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박 모씨(60대·여)는 "여기는 전부 국민의힘"이라며 "이랬거나 저랬거나 이재명이 때문에 죽은 사람이 많지 않나. 질이 안 좋은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가 지난 14일 부산과 경남 진주 일대에서 시민들을 만난 결과, 부산·경남(PK) 지역 민심은 여전히 보수 색채가 짙은 모습이었다. 국민의힘 단일화 과정에 실망감을 드러낸 이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재명은 안 된다"며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이 18명 중 11명에 달했다. 국민의힘을 뽑지는 않겠지만, 민주당에 표를 주기도 싫다는 회의적인 반응도 적지 않았다.

부산 강서구에 거주하는 천 모씨(50대·여성)는 "투표하고 싶지 않다"며 "국민의힘은 하는 짓이 한심하고 민주당은 계엄을 막은 것은 잘 했지만, 탄핵을 남발하는 등 적당히가 안 돼서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부산 동래구에 사는 권 모씨(32세·남성)도 "거대 야당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으면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국정 혼란은 계속될 것"이라며 견제 차원에서 김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이 지난 1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열린 유세를 열고 있다 해당 유세에는 20·30 세대들이 응원에 참여하는 모습이 보였다 사진김지윤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이 지난 1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열린 유세를 열고 있다. 해당 유세에는 20·30 세대들이 응원에 참여하는 모습이 보였다. [사진=김지윤 기자]

다만 계엄에 반대하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민주당을 지지하겠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와 국민의힘이 크게 우세할 것이라는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4·2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거제시장과 부산교육감 선거에서 승리했다. PK 지역이 '민심 풍향계' 역할을 해온 만큼 이번 대선에서는 두 정당 간의 표차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업을 퇴직한 후 택시 기사가 된 이 모씨(46세·남)는 "친구들이 전부 부산 토박이인데 계엄 이후로 국민의힘에 대한 평이 달라졌다"며 "어르신들은 모르겠지만 30·40 세대 사이에서는 민주당을 찍겠다는 이들이 많아 이재명 지지율이 45%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친구와 함께 서면 '젊음의 거리'를 방문한 허 모씨(24세·여성) 역시 "계엄 이후 윤석열 대통령에게 잘못을 묻기 위해 탄핵 찬성 시위에 참여했다"며 "이재명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이재명을 뽑을 것 같다"고 했다.
 
기자가 지난 14일 오후 방문한 경남 진주중앙시장은 손님이 거의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이다희 기자
기자가 지난 14일 오후 방문한 경남 진주중앙시장은 손님이 거의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이다희 기자]

전통적인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는 경남 진주에서는 보수 성향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국민의힘 당원이라는 택시 기사 오 모씨(64세·남)는 당의 단일화 과정이 마음에 안 들었다면서도 "일단 이겨야죠"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에 (김문수가 대통령이) 돼야 윤석열도 살고, 이재명도 타격이 좀 있지 않겠나"라며 "여기 사람들은 우리가 안 찍어주면 민주당이 될까 싶어서 표를 찍으러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에 대해 "빨리 잡아넣고 싶은데 왜 못 잡아넣냐"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진주 중앙시장 안에서 방앗간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75세·여)씨도 이 후보를 언급하며 "잘못 없는 사람이 뭔 방탄복을 입고 댕기나"라며 "민주당은 싹 다 데모꾼들 아이가"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아까워. 술을 먹어서 실수를 해갔고"라며 "일을 할 수 있나. 저놈들(민주당)이 탄핵시키는데"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옆에 있던 정 모씨(77세·여)는 대화에 참여해 "김문수가 돼야지. 그래야 잠을 잔다"며 "이재명은 진정성이 없다. 거짓말만 잘한다. 1분 전에 이 얘기했는데 딱 돌아서서는 또 엉뚱한 소리를 한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인간들은 도대체 어떤 두뇌와 사고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거들었다.

정치 자체에 회의감이 든다며 개헌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진주에서 10년째 귀금속 상점을 운영하는 박 모씨(68세·남)는 "비상계엄은 잘못한 거지. 그런데 그걸 가지고 즈그가(민주당이) 잘해서 그런 것처럼 하면 안 된다. 발목 잡았잖아. 국회 (의석 수) 많은 걸 가지고"라며 "개헌을 해야 자기들 위주로 안 하고 국민들을 무섭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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