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차손 우려에 떠는 서학개미

  • 美 주식 보관금액 1190억 역대급

  • 외환여건·美증시 약세 등 이중고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최근 원화 강세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라는 이중 악재가 겹치면서 환차손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사상 최대 규모로 미국 주식을 사들이며 투자 손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시장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1190억 달러(약 166조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보관액인 1121억 달러(약 156조원)를 넘어선 수치다. 미국 주식 보관 금액 규모는 2022년 442억 달러, 2023년 680억 달러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외환 여건이 서학개미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원·달러 환율은 한·미 간 환율 협의 관측에 따라 이날 장중 1400원선을 밑돌며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지난 14일 기획재정부가 미국 재무부와 환율 관련 실무 협상을 본격화해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시장은 원화 강세 압력에 민감성을 보이고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가 상당 기간에 상당 폭으로 저평가된 상황이기 때문에 만약 미국이 협상에서 환율 카드를 제시한다면 달러·원 낙폭은 최소 10% 이상 급격하게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화 강세는 미국 주식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에게 환차손이라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1달러가 1400원일 때 애플 주식을 1000달러어치를 매수했다면, 투자 금액은 140만원이 된다. 이후 환율이 1300원까지 하락하면 같은 1000달러를 매도하더라도 되돌아오는 금액은 130만원에 불과해 10만원의 환차손이 발생하게 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라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점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S&P500, 나스닥, 다우존스 등 미국 주요 주가지수는 지난해 말 대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증시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감세와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였으나 올해 들어서는 전방위적인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돼 하락세로 전환됐다.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미국의 관세 정책이 자국 경제에 역풍으로 작용하면서 유럽과 중국 등 비미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임해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선포한 관세 정책이 도리어 미국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되며 글로벌 증시의 분위기가 뒤바뀌었다"며 "관세가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를 키우는 동안 유럽은 기준금리를 내리고 독일은 돈을 풀고 중국은 내실을 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지속된다면 세계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수 있다"며 "정책 기조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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