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1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지난 주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 무역협상 관련 사진 4장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양국 협상 대표들이 비공개회의를 진행하는 모습도 있다. 통상 수석대표의 모두발언은 언론에 공개되지만, 이번 협상에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사진의 맨 앞에는 미국 측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가, 중국 측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와 리청강 상무부 부부장(차관), 랴오민 재정부 부부장이 차례로 앉아 있다.
협상 시작 전 양측은 제네바의 유명 저택 '빌라 살라딘'(현 유엔 제네바 사무소 주재 스위스 대사관저)의 정원에서 인사를 나누는 사진 두 장도 공개했다.
협상 결과 양측은 일부 관세 인하 조치에 합의했다. 중국은 이날 낮 12시 1분(중국시간)을 기점으로 대미 추가 관세율 125% 중 91%포인트의 적용을 중단했으며, 남은 34% 중 24%포인트에 대해서도 90일간 시행을 유예하기로 했다.
미국 백악관도 지난 12일 행정명령을 통해 이번 합의 내용을 반영해 관세 조정에 나섰지만, 조정 개시와 관련한 별도 공식 발표는 없었다.
협상 종료 후 양측은 서로가 승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과 (무역) 관계의 완전한 재설정을 이뤘다”며 승리를 주장했다. 반면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 편집장 출신의 관변 논객 후시진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의 위대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한편 성도일보는 당초 알려진 왕샤오훙 공안부장이 아닌 쉬다퉁 국가마약방지위원회 부주임 겸 공안부 부부장이 중국 측 마약 단속 인사로 협상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날 보도했다. 왕 부장은 부총리급인 중앙서기처 서기와 국무위원으로, 협상 대표인 허 부총리와 비슷해 참석이 어렵다는 판단 하에 쉬 부부장이 대신 파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대표단에 공안과 마약 단속 분야의 최고위급 인사인 왕 부장이 포함됐다고 전한 바 있다. 중국 대표단에 마약 단속 인사가 들어간 배경에는 미국이 대중국 관세 인상의 명분 중 하나로 삼은 중국산 펜타닐 원료 밀수출 문제를 미국 측과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미국은 올해 2월과 3월 각각 10%씩 부과한 펜타닐 관련 대(對)중국 관세 20%는 철회하지 않았다. 양측이 펜타닐 문제에 대해 공방을 벌였을 뿐,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와 관련해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미국은 펜타닐을 핑계로 중국에 불합리하게 두 차례 관세 인상을 했고, 중국은 두 번 모두 즉시 관세·비관세 조치를 포함한 반격 조치를 취해 정당한 권익을 수호했다"며 "이런 반격 조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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