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SKT)은 12일부터 해외 로밍 이용자에게도 ‘유심보호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 기존에 유심 교체를 예약한 이용자도 예약 당일 대리점을 방문하면 기존 유심칩의 일부 정보를 변경하는 ‘유심 재설정 서비스’를 선택해 유심 교체와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단, 유심 재설정 서비스는 알뜰폰(MVNO) 가입자는 이용할 수 없다.
이날 SKT는 정보 보호 강화를 위한 두 가지 업그레이드안을 발표하고, 당일부터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류정환 SK텔레콤 인프라전략기술센터 부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날 새벽 기준으로 해외에 장기 체류 중이거나 여행 중인 약 30만 명에게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일괄 적용했다”며 “기존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자들은 순차적으로 마이그레이션(이전)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심보호서비스는 고객의 단말 정보와 유심 정보를 하나로 묶어 관리함으로써, 타인이 유심 정보를 탈취해 다른 기기에서 서비스에 접속하는 것을 차단해주는 서비스다.
기존 유심을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유심을 교체한 것과 같은 정보 보호 효과를 누릴 수 있으며, 데이터 백업 등 번거로운 작업이 필요 없다는 것이 SK텔레콤 측의 설명이다.
현재까지 2400만 명 이상이 가입한 이 서비스는 사이버 침해 사고와 관련된 최고 수준의 고객 정보 보호 조치로 평가받고 있다.
SK텔레콤은 유심보호서비스 적용 이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해외에서도 불법 기기 변경이나 의심 단말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마련, 이번 업그레이드를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업그레이드를 통해 고객들은 해외 로밍 중에도 유심보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국내와 동일한 수준의 비정상 인증 차단 시스템(FDS)이 적용돼, 해외 여행 중에도 안심하고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해외 여행 중이거나 해외에 거주 중인 고객 중 현재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이들을 대상으로 오는 14일까지 순차적으로 자동 가입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존 가입자들은 별도 절차 없이 12일부터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류 부사장은 “해외 여러 국가에서 직접 기술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이상이 없었다”며 “해외 해킹에 취약하다는 점은 확인되지 않았고, 핵심인 FDS를 통해 해킹을 차단하고 있어 불법 복제에 대한 우려는 없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복제폰 관련 이슈에 대해서도 “최악의 경우까지 고려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같은 날 SK텔레콤은 ‘유심 재설정’ 솔루션도 함께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 솔루션은 유심 내 인증 정보 중 일부를 소프트웨어로 변경해 유심을 교체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제공한다.
‘유심 재설정’은 유심에 저장된 사용자 식별/인증 정보 사용자 직접 저장 정보 중 ‘사용자 식별/인증 정보’ 일부를 새로운 정보로 바꾸는 방식이다. 이 정보가 변경되면 기존에 유출된 유심 정보를 이용한 복제 시도가 있더라도 시스템 접속이 차단된다. 동시에 네트워크 내 다양한 기능이 작동해 유심 교체와 동일한 효과를 낸다.
‘유심 재설정’은 변경되는 정보 외에는 유심 내 사용자 저장 정보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 유심을 새로 교체하지 않아도 금융인증서나 티머니, 연락처 등을 다시 설정할 필요가 없다. 또한 금융기관의 신규 인증도 필요 없어 보다 편리하고 신속한 처리가 가능하다. 유심과 eSIM 사용자 모두 이용할 수 있다.
SKT은 실물 유심 교체와 동일한 보안 효과를 가지면서도 더 나은 편의성을 제공하는 유심 재설정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이 각자의 상황에 맞게 두 가지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에는 유심 교체 안내 문자를 받은 후 T월드 매장을 방문한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 재설정 솔루션을 제공하며, 추후 적용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유심 재설정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이 이후 실물 유심으로 교체를 원할 경우, 전국 T월드 매장에서 1회 무료로 교체할 수 있다.
다만, SKT망을 이용하는 알뜰폰은 해당 서비스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류정환 부사장은 “유심 재설정은 대리점 방문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알뜰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희섭 SKT PR센터장은 “알뜰폰 가입자도 유심보호서비스에는 가입되어 있으며, 고도화된 보안 조치를 이미 적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SKT는 지난 8일 국회 청문회 등에서 제기된 취약계층의 유심 교체 지원 방안과 관련해 ‘방문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임봉호 SKT MNO사업부장은 “매장이 없는 지역이나 매장 방문이 어려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유심 재설정·교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유심을 택배로 전송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유심 설정 절차가 복잡한 만큼 신중하게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SKT은 현재까지 가입자 식별번호(IMEI) 유출 사례는 없지만, “최악의 상황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김희섭 PR센터장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신뢰회복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는 “위원이나 외부 자문 인사들의 기능과 역할을 현재 준비 중”이라며 “빠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중에는 구성이 완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자정 기준 총 147만명이 유심을 교체했고, 교체 신청 후 대기 중인 고객은 721만 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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