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승절 72시간 휴전 발효"…푸틴, 연쇄 정상회담 돌입

  • 푸틴, 나흘간 15건 이상 양자회담

  • 美 "러-우크라 직접 대화할 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이 크렘린 궁에서 회담을 갖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타스·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이 크렘린 궁에서 회담을 갖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타스·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동의 없는 러시아의 일방적인 ‘전승절(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 3일 휴전’이 8일(현지시간) 발효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승절 80주년을 계기로 자국에 방문하는 각국 정상들과 연쇄 회담에 돌입했다. 미국은 3년 넘게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직접 대화 테이블에 나서야 할 때라며 종전 협상을 촉구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8일 0시부터 10일 자정까지 모든 적대 행위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푸틴 대통령은 전승절 80주년 당일인 9일과 그 전후인 8, 10일을 합쳐 총 3일간 휴전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단순한 정치적 연극에 불과하다”고 비판하며 외교적 해법을 위한 30일간의 휴전을 역제안했다. 나아가 젤렌스키 대통령은 열병식 중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인사들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다고 위협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부활절에도 ‘30시간 휴전’을 일방 선언했으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 휴전을 지키지 않았다며 공방만 펼쳤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휴전 기간 러시아군은 명령을 따르겠지만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있을 경우 즉각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휴전 발효 직전까지도 서로에게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하며 공습을 강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개최하는 전승절 행사에는 우방국 및 구 소련권 국가의 정상 29명이 참석한다. 이 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최소 15명이 푸틴 대통령과 양자회담에 나선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는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및 협력 조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2022년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개시 이후 고립 위기에 놓였던 푸틴 대통령이 전승절을 맞아 국제사회에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거듭 압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데이비드 퍼듀 주중대사 선서식 행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일부 결정을 해야 할 지점으로 가고 있다”며 “나는 그것(전쟁 상황 등)이 기쁘지 않다”고 말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워싱턴 DC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 주최 대담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약간의 직접 대화조차 없다면 중재가 불가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전쟁 종식을 위해 일정 사항의 조건과 (우크라이나 측에) 일정 사항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며 “그들(러시아)은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중재외교가 어느 정도 한계에 봉착했음을 인정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5월 8일을 2차대전 승전일로 공식 지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그는 “러시아가 분명 (2차대전 승리의) 주된 요소였지만 우리(미국)만큼 중대한 요소는 없었다”며 “우리가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아 가며 전쟁에서 이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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