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3일(현지시간) 수입산 자동차 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포고문을 발효했다. 다만 관세 부과 시점은 향후 2년간 유예한다. 당초 방침보다는 완화됐지만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타이어 3사가 올 1분기 전체 매출액(4조3000억원)의 약 30%를 북미 지역에서 거둬들인 만큼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미국 현지 공급 체계를 구축하고, 관세율이 낮은 국가로 생산지를 이동하는 공급망 관리에 주력한다. 우선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 공장 증설을 당초 시점보다 앞당겨 연내 완료한다. 증설이 완료되면 테네시 공장 생산능력은 현재 550만개에서 1100만개로 늘어난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이르면 올 하반기쯤에는 증설을 완료한 공장에서 초도물량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공장 생산 캐파를 늘려도 미국 판매량의 100%를 맞추기는 어려워 추가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미국 내에서 판매하는 타이어(1500만개)의 70%를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조지아주에 공장이 있긴 하지만 연 350만개 생산에 불과하다. 최근 조지아주 공장 옆 부지 매입을 완료했고 2030년까지 증설을 끝낼 예정이다.
넥센타이어는 미국 현지에 공장이 없는 만큼 글로벌 물량 재배분, 유럽 공급망 강화 등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관세 적용 전에 최대한 많은 물량을 미국으로 보내고, 유럽(체코) 공장은 증설을 통해 연 5000만개 생산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 중남미, 동남아, 일본, 호주 등 전략 시장으로 분류되는 지역에 2029년께 가동을 목표로 신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업계는 자동차 관세 효과가 본격화되는 올 3분기부터 타이어 3사의 영업이익률이 최소 1~1.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한다. 타이어는 원료인 천연·합성고무 등을 전부 수입하기 때문에 미국 내 100% 생산망을 구축해도 관세를 완벽히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관세 리스크가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완성차 업계와의 신경전도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을 동결하고 25% 관세부담을 내부적으로 감내한다는 기조를 계속 이어간다면 타이어 업계에도 고통 분담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 장기적으로는 수익성이 악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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