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환율 압박에 원·달러 6개월 만에 최저치…"1300원 초반 간다"

  • 환율 25.3원 하락한 1380.0원에서 출발

  • 주간 거래 종가는 7.3원 내린 1398.0원

  • 미국·대만 협상에 '프록시' 원화가치 급등

  • 8일 스위스서 미국·중국 무역 회담 개최

7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환전소의 환율 시세 전광판 연합뉴스
7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환전소에 환율 시세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간 스위스 회담 예정 소식과 대만달러 강세 용인설에 원화 가치가 급격히 강세를 나타내며 원·달러 환율도 반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향후 미국이 관세협상 카드로 상대국에 통화 절상을 요구하고 달러 약세가 지속된다면 연중 원·달러 환율이 133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7.3원 내린 1398.0원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25.3원 하락한 1380.0원에서 출발해 지난해 11월 6일(1374.0원) 이후 6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장중 대만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달러화 강세, 저가 매수 유입 등에 환율은 다시 1400원 가까이 올라섰다.

환율이 1300원대로 급락한 주요 원인은 미·중 무역분쟁 완화에 대한 기대감과 미국과 주요국 간 관세 협상 때문이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이 8일 스위스를 방문할 계획이며 스위스에 있는 동안 경제 현안을 담당하는 중국 측 수석 대표인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를 만난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과 대만 간 무역협상에서 환율이 논의됐다는 루머는 환헤지(hedge·환율 변동 위험을 없애는 거래) 수요를 부추겨 원화 가치 강세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3일 대만 당국은 성명서를 통해 1일 미국과 일차적인 무역협상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시장에서는 대만 당국이 대만달러 절상을 용인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이에 한때 달러·대만달러는 28.7달러 선까지 내려가며 대만달러 가치가 10% 이상 폭등했다.

이주원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대만달러 환율이 2거래일 만에 10% 급락하며 30년래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한 상황에서 원화는 프록시 통화로서 헤지 수요가 더해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해석했다. 그는 "대만달러 가치 급등에는 미·중 긴장이 완화된 가운데 미국과 대만 간 협상에서 대만 통화가치 절상압력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유입된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그간 원화 가치를 짓누르던 요인들이 완화된 만큼 환율 추가 하락을 내다봤다. 미국과 각국 간 관세 협상에서 미국이 쌍둥이 적자(무역적자·재정적자) 해소 카드로 환율을 들이밀 수 있는데 이때 달러화 가치를 낮추기 위한 '마러라고 합의'가 협상 테이블에 오를지가 최대 관심사다. 우리나라도 '7월 패키지' 협상에 관세, 경제 안보, 투자에 이어 미국 측 요구에 따라 통화(환율) 정책을 추가해 4개 분야를 중심으로 논의를 해나가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원화 환율이 1300원 초반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본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3분기 초반까지 원·달러 환율 하향 안정화를 예상하고 있으며 1340원까지 레벨을 낮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반도체 수출 반등, 중공업 수주로 인한 수급 부담 확대와 800억 달러를 상회하는 기업 달러 재고을 감안했을 때 추가 하락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이코노미스트도 "환율이 빠르게 레벨을 낮춤에 따라 국내 기업과 기관들이 달러를 투매할 수 있어 환율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상반기 중 대외 달러 약세 국면이 유지될 공산이 커 환율 하향 안정화 흐름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환율은 133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며 "수출도 내수도 녹록지 않지만 대내 펀더멘털보다는 약달러와 한국 경상 수급 호전이 환율 하락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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