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대선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결선 투표(권리당원 투표 50%+국민 여론조사 50%)를 합산한 결과, 김 후보를 대선 후보로 선출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1~2일 양일간 실시한 최종 경선 당원 투표율은 52.62%(76만4853명 중 40만2481명)였다.
김 후보는 이날 결선 투표에 참여한 당원 선거인단 총 40만2481표 중 24만6519표를 얻으며 15만5961표에 그친 한 후보를 따돌렸다.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김 후보는 51.81%를 얻어 48.19%의 한 후보를 앞섰다.
김 후보는 결과 발표 직후 진행된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어깨가 무겁다. 제 한 몸이 산산이 부숴지더라도,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거짓과 범죄로 국회를 오염시킨 사람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낡은 1987년 체제를 바꾸는 개헌을 추진하겠다. 정치와 사법, 선거제도를 개혁하겠다"며 "감사원이 선거관리위원회를 감사하고, 사전투표제도를 폐지하겠다.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한 후보는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친윤(친윤석열)계 갈등을 빚어온 데다 당대표로서 탄핵 및 파면을 막지 못하면서 상당한 후폭풍에 직면하게 됐다. 지난해 7월 23일 전당대회에서 친윤 후보들을 상대로 60% 이상의 과반 지지율을 얻어 당권을 거머쥔 한 대표는 약 10달 만에 '반탄'(탄핵 반대)파 김 후보에게 당심과 민심에서 모두 밀리며 대선 레이스에서 퇴장했다.
한 후보는 승복 연설에서 "저는 오늘 당원들과 국민들의 결정에 승복한다. 저의 여정은 오늘 여기서 끝나지만 우리의 김문수 후보가 대한민국이 위험한 나라가 되는 것을 막아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저도 뒤에서 응원하겠다. 저는 맑은 날도, 비오는 날도, 눈오는 날도 국민과 당원과 함께하겠다"고 짧은 소감을 남겼다.
이날 승리로 대선 출마 자격을 얻은 김 후보의 마지막 과제는 링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 논의가 될 전망이다. 앞서 한 전 총리는 지난 1일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자진해 내려놓은 뒤, 다음날인 2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바 있다. 특히 이번 대선 들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일찌감치 독주세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적하기 위한 '반(反)명 빅텐트' 구성 공감대에는 당내 이견이 없기도 하다.
당초 경선 국면 내내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에 긍정적인 모습을 드러냈던 김 후보가 최종 후보로 선출된 만큼, 추후 논의 과정도 물 흐르듯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또한 김 후보와 한 전 총리가 기존 친윤계와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동시에 받는 등 정치적 기반이 겹치기 때문에 계파 간 갈등 요소가 적다는 분석이다. 김 후보는 이날 "저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세력의 집권을 막기 위해서라면, 어떤 세력과도 강력한 연대를 구축할 것"이라며 국민과 우리 당원들께서 납득할 수 있는 절차와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빅텐트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국민의힘은 곧바로 당 지도부와 함께 구체적인 최종 선출 방식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총리가 아직 정식 입당 절차를 밟지 않고 무소속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당은 대선 후보 등록일 마감날인 오는 11일 전까지 진영 내 단일 후보를 내야 하는 시간적 부담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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