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았으나 시민단체의 반발로 참배를 하지 못한 채 "저도 호남사람"이라고 호소하며 돌아섰다.
한 전 총리 캠프의 김소영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한 전 총리가) 출마 선언 후 첫 지방 일정으로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아 오랜 세월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영령들께 깊은 존경과 애도의 뜻을 전하고자 했다"며 "현장에서 일부 시민단체의 격렬한 반대로 인해 참배가 무산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록 오늘 참배는 하지 못했지만 5·18 정신에 대한 한 후보의 진심은 결코 변함이 없다"며 "5·18 정신은 특정 정파나 세대를 초월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소중한 뿌리이며, 이를 기리고 계승하는 일은 우리 모두의 책무"라고 덧붙였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 도착했으나 초입인 '민주의 문' 앞에서 한 전 총리의 대선 출마와 5·18 묘지 참배를 비판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가로막혔다.
김 대변인의 브리핑에 따르면 참배를 하지 못 한 전 총리는 "저는 호남 사람입니다. 우리는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우리는 서로 아껴야 합니다. 우리는 서로 미워하면 안 됩니다"라고 외쳤다.
아울러 "5·18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희생된 분들에게 안타까움을 느끼고 죄송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가 그때의 아픔을 잊지 않고,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선 안 된다는 각오를 다지는 의미에서 '민주의 문'은 활짝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민주화에 대한 평가와 존경심 모두 우리 국민이 나눠야 한다"며 "참배를 하지 못해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다음에 또 오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쪽방촌 방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5·18이라는 모두가 가슴 아픈 경험을 갖고 있던 지역이기 때문에 출마를 선언한 첫날 광주 묘지를 가야겠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준비를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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