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군 15사단이 사단의무부대 민간개방으로 주민 삶의 질을 높이면서 의료 취약지역인 산골마을의 건강을 지키는 희망이 되고 있다.
강원 화천군에 있는 육군 15사단은 지난해 5월 3일 ‘격오지 사단의무부대 민간개방 시범사업’으로 ‘승리·봉오 의원’을 개원했다. 의무부대 개방은 의료 사각지대에 있던 이곳 주민들에게 주민의 삶을 바꾸는 기적과 같은 일이었다.
이 사업은 민간의료시설이 부족한 지역에 군 의무부대의 진료기능을 강화해 군인가족은 물론 지역주민까지 의료혜택을 지원하는 것이다. 15사단 작전지역은 전체 인구 60%가 65세 이상의 고령층인 산골마을이다.
주민 다수는 열악한 의료환경 탓에 만성질환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정기적인 진료나 예방접종조차도 제때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응급상황 발생 시 가까운 종합병원까지 1시간 이상 걸리는 등 의료 접근성이 매우 낮은 의료 취약지다.
15사단은 이러한 현실에 의무대대와 여단 의무중대에 의료인력, 진료과목, 의료장비, 및 시설 등을 보강하는 등 준비 과정을 거쳐 지난해 2월 의원급 의료시설로 등록했다.
강원지역 사단급 의무대대 최초로 민간외래진료를 시행한 승리의원은 치과, 정형외과, 한방과, 내과, 안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피부과, 이비인후과 등 9개 진료과목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3일이 개원 1주년으로 개원 후 지역주민 300여명과 군인가족 770여명을 진료했다.
봉오의원도 육군 여단급 최초로 의원등록과 X-ray 장비를 도입해 정형외과, 내과, 이비인후과 등 3개 진료를 하고 있다. 개원 후 지역주민 50여명과 군인가족 20여명이 진료했다. 봉오의원이 있는 지역은 약국이 없다. 이에 의약분업 예외지역으로 승인받아 지역주민과 군인가족에게 약 처방도 해주고 있다.
주민 연령대가 높은 승리의원은 정형외과와 한방과 진료비중이 높았고 군인가족이 밀집한 봉오의원의 경우 소아청소년과와 치과 진료를 많이 찾았다.
지역주민들은 의무부대 민간개방에 매우 긍정적이다. 그 이유로 진료 접근성 향상과 의료비 부담 감소 그리고 정서적 안정감을 주요 장점으로 꼽았다.
사내면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최문호 씨는 “지난해 추석 대목을 앞두고 고기를 손질하던 중 손가락을 크게 베었는데 가까운 승리의원에서 신속히 치료받을 수 있었다”며 “승리의원이 없었다면 1시간 정도 떨어진 시내까지 가야 했는데 군부대의 의료지원으로 큰 도움을 받아 감사하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군인가족 박경화 씨도 “남편을 따라 강원도 전방부대로 이사를 하면서 가장 걱정되었던 부분이 아이들 병원 문제였다”며 “승리의원이 있어 언제든 병원을 이용할 수 있어 큰 안심도 되고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산골마을의 건강을 지키고 있는 의무대대 관계자들도 사단의무대대 민간개방 시범사업에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고 진료하고 있다. 한방의 군의관 최현규 대위는 “지난 1년 동안 많은 환자를 진료하며 지역 의료 환경의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며 “환자들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을 때 가장 보람되고 군의관으로서 자긍심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김윤아 간호장교도 “ 개원 이후 군인가족과 지역주민 대상 의료지원 현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승리의원과 봉오의원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다”며 “장병이나 군무원 대상으로도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로 건강한 부대와 지역사회가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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