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은 2차 대전 이후 미국 스스로 세운 세계 질서를 미국 스스로 무너뜨리는 출발점이 되는 역사적 순간이다. 전 세계가 다극화하는 새로운 질서로 향하는 불확실성 속에서 한국 외교는 구한말의 뼈아픈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미국 조지 HW 부시 미중관계기금회 선임연구위원 겸 미국 하버드대 아시아연구소 연구원으로 있는 이성현 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기자와의 인터뷰 내내 트럼프 당선으로 급변하는 국제 정세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국내 정치에만 매몰돼 있는 우리나라 외교 현실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중국에서도 미·중 관계에 정통한 외교 전문가로 통하는 이 박사는 현재 미국 보스턴에 거주 중인 가운데 미국 대선 직후 본지와 화상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손자병법·상인의 나라 중국…”트럼프 당선 바랐다”
“중국은 미국 대통령으로 트럼프를 원했을까, 해리스를 원했을까.” 대선 결과가 나온 직후 이뤄진 인터뷰인 만큼 기자는 가장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다. “중국은 속으로 트럼프가 되길 내심 바랐을 것이다. 전략적 입장에서 더더욱 그렇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중국은 사실 그동안 겉으론 해리스든 트럼프든 둘 중 누가 돼도 대중 강경책은 이어질 것이라며 중립적 태도를 취했다.
이 박사는 “중국은 비즈니스 맨 출신인 트럼프가 변칙적일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라며 “이는 중국인의 5000년 역사의 상인 기질이 반영된 결과”라고 짚었다.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든 미·중 관계는 어차피 장기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릴 테지만, 중국은 그래도 트럼프가 ‘중국 때리기’를 하다가도 갑자기 ‘빅딜’이나 심지어 ‘그랜드바겐(일괄타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인이 상인의 논리로 트럼프를 파악하는 게 흥미롭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또 “손자병법의 나라 중국은 굉장히 큰 그림을 그리며 장기적으로 미국과의 패권 경쟁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트럼프 취임 후 4년이 미국을 강하게 하기는커녕, 민주주의를 약화시키고, 사회 양극화를 극대화하고 미국의 동맹관계를 약화시키고, 미국의 국제사회 리더십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길 바랐다는 것이다. 이 박사 역시 트럼프의 당선이 결국 미국에 “조용한 자살골이 될 수 있다”고 표현했다.
한·중 관계 정상화 필요..中 무비자 조치가 모멘텀
하지만 단기적으론 중국이 트럼프발(發) '관세 폭탄'의 충격을 피할 순 없을 것이라고 이 박사는 진단했다. 줄곧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내세웠던 트럼프는 취임하자마자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물릴 것이고, 이는 더 가시적이고, 더 광범위하게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중국에 대한 기술 통제를 강화하는 등 경제적으로 압박해 미·중 간의 경제적 연결고리를 끊으려는 정책이 더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고도 했다.
공급망으로 중국과 엮여 있는 한국도 미·중 무역전쟁 발발로 당연히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만큼, 우리나라로선 대중국 수출 및 공급망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이 박사는 강조했다.
그는 미·중 간 패권 경쟁이 장기화하면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나라가 한국이라며, 현재로선 한·중 관계를 최소 정상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중 관계를 향상시켜야 한다는 게 아닌, 최소한 ‘워킹 릴레이션(실무적인 관계)’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 이 박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몇 년째 한국을 방문하지 못하는 현재의 한·중 관계는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라고도 토로했다.
중국이 이번에 한국에 일방적으로 비자 면제 조치를 내놓은 것도 중국이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이 박사의 생각이다. 그는 “중국은 한·미·일 삼각 안보 체제를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는 가장 기본적인 미국의 안보 도구로 보고 있는데, 트럼프가 취임 후 이 도구를 스스로 약화시키면 미국과 한국 사이가 벌어질 수 있다고 보고 한국에 먼저 손을 내민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의 입장에선 적어도 한국의 반중 감정을 해소하고 민간 교류를 촉진해 정치적 소통이 활발히 이뤄지고, 특히 미국의 영향력을 덜 받는 소소한 분야에부터 한국과 교류 협력해 관계 기초를 다시 쌓길 바라고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이 박사는 “중국의 일방적 비자 면제 조치에 무슨 꿍꿍이가 있다는 등 지레 겁을 먹을 게 아니라, 우리도 국익에 맞춰 적절하게 중국의 우호 시그널에 호응해 나가면서 서서히 한·중 간 관계 개선 모멘텀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불필요한 외교적 실수…’피크 코리아’ 우려도
이 박사는 "미·중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한국이 이익을 취할 공간이 굉장히 적어졌다"며 "이럴 때일수록 외교적 실수를 하지 않음으로써 손해를 안 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가 한·미 동맹을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중국과의 외교에서 실수를 했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4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과 북한 문제는 글로벌 이슈”라고 말했다가 중국 정부의 강력한 비판을 받은 게 대표적이다. 이 박사는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중요하다”는 식으로 발언 수위만 조절했으면 됐는데, “긁어 부스럼을 만든 꼴”이라고 꼬집었다.
역대 정부에서도 실수는 이어졌다. 과거 문재인 정부 때는 한반도에 이미 배치된 사드를 철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엉뚱한 기대를 중국에 심어준 게 외교적 실수라고 이 박사는 지적했다. 한·미 동맹에 따라 사드는 절대 철수할 수 없다고 중국에 처음부터 확실히 말해야 했는데, 마치 철수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을 해서 중국으로 하여금 '한국을 세게 압박하면 사드를 철수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엉뚱한 희망을 품게 했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트럼프가 당선된 지금 미리 짜 놓은 시나리오에 따라 워싱턴·베이징에 특사를 보내 양국 간 국방·안보·무역 등을 논의하고 유럽·일본·동남아 등과 다각적으로 연대해서 트럼프발 리스크를 대응해야 하는데 과연 우리는 준비가 됐는가 되묻기도 했다. 특히 그는 "국내 정치에만 매몰돼 있을 게 아니라, 최소한 외교만은 정치권이 여야 일치된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도 했다. 이 박사는 “미·중 관계가 위기가 아니라 미·중과의 관계를 극복하지 못하는 한국이 굉장히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피크 코리아’ 가능성까지 경고했다.
이 박사는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한 성향으로 북핵 협상에서 북핵 비확산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며 한국은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그는 "트럼프는 현실적으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는 대신 북한과 핵무기를 다른 불량국가에 확산하지 않는 수준에서 협상하는 비핵확산 회담을 할 수 있다"며 이로써 미국과 중국이 대북제재를 완화한다면 이는 현재 정부의 대북 제재 기조와 엇박자를 낼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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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논조가 양비론이구만! 도대체 정부의 외교정책이 있어야 여야가 한 목소리를 낼 거 아닌가. 기껏해야 친일본, 친미국 정책만 있지 도대체 국익을 위해 종합적인 생각이 있긴 한가? 중국과 러시아를 등을 지고, 나아가 남의 전쟁에 끼어들지 못해 환장한 외교정책만을 주구장창 가는데, 더불어 입법부의 법안에 대해 대통령 거부권이나 남발하고 제대로 된 로드맵 하나 없이 국민들 등골만 빼 먹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기득권 & 쌩 아마추어 정부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