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가 1년에 300만원을 내고 써야 하는 국내에서 가장 비싼 카드를 내놨다. 프리미엄 카드를 쓰는 고객은 소비 규모가 크고 연체율이 낮아 수익성과 건전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들이 프리미엄 카드를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는 이유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서비스와 혜택을 강화한 프리미엄 카드 6종을 새롭게 선보인다. 그중 가장 좋은 혜택을 가진 ‘더블랙’은 연회비를 기존 2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인상하며 제휴 브랜드와 회원 경험 중심의 혜택을 강화했다.
카드사들은 프리미엄 카드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올해 초 프리미엄 브랜드 ‘제이드’(JADE)를 론칭했으며, 지난 6월 관련 상품인 ‘제이드 프라임’, ‘제이드 퍼스트’, ‘제이드 퍼스트 센텀’을 선보였다. 우리카드도 지난해 11월 연회비 250만원의 '투체어스' 카드를 출시했다.
카드사들이 프리미엄 카드를 강화하는 것은 영업성과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연회비가 높은 카드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경우, 통상 매출 규모가 크고 연체할 확률도 낮다. 프리미엄 카드는 혜택이 좋아, 해당 카드만 꾸준히 쓰는 충성도 높은 고객도 많다.
프리미엄 카드 강화를 통해 신용판매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 1월 기준 가맹점의 약 96%가 '원가 이하'로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 받기에, 결제액이 늘어도 실적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프리미엄 카드를 사용하는 고객들은 대형 가맹점인 백화점이나 호텔 등에서 고액을 쓰는 경우가 많아, 신용판매 수익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카드사의 프리미엄 라인 강화 움직임에 최근 출시되는 카드 연회비는 대폭 상승 중이다.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에 따르면 올 상반기 출시된 신용카드 44종의 연회비 평균은 11만3225원으로, 지난해 출시된 전체 카드 평균 연회비 6만9583원에 비해 63% 증가했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은 역대 가장 많은 연회비 수익을 얻고 있다. 금감원 통계에 따르면 전업 8개 카드사의 1분기 연회비 수익은 3492억원으로,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8년 1분기 이후 분기별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바뀌고 있는 고급화된 소비 패턴에 맞춰 프리미엄 라인을 출시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높은 객단가와 안정적인 신용을 가진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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