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7월말 내놓은 이구환신(以舊換新, 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보조금 정책 덕분에 8월 중국 신에너지차(NEV: 전기·수소·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큰 폭 늘었다. 중국 내수 경기 부진 속에서도 전기차는 ‘나홀로 호황’을 이어가는 것. 특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이구환신···신차 판매량 300만대 증가 효과
11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8월 한달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량이 110만대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 급증했다. 여름철이 자동차 판매 비수기임에도 30%대 판매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중국승용차신식연석회(CPCA) 통계를 봐도 8월 중국 내 신에너지 승용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102만7000대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월간 100만대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승용차 판매에서 신에너지차 보급률도 53.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6.6%포인트(p) 늘어난 것이다.
추이둥수 CPCA 비서장은 11일 상하이증권보를 통해 "이구환신 정책이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정책 효과가 더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량쉐훙 중국자동차유통협회 부비서장은 “올해 이구환신 보조금이 중국 전체 신차 판매량을 300만대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앞서 7월말 내수 진작 차원에서 대규모 설비와 소비재 교체를 유도하는 ‘이구환신’ 보조금을 한층 강화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노후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할 때 적용되는 보조금을 1만 위안에서 2만 위안으로 2배로 높였다. 이번 조치로 8월 하루 평균 노후 차 폐차 갱신 보조금 신청량만 1만대 이상에 달했다고 상하이증권보는 집계했다.
중앙정부의 뒤를 이어 각 지방정부에서도 줄줄이 이구환신 보조금 정책을 내놓았다. 상하이증권보는 최근 반달 사이에 10여개 성(省)급 지방정부에서 신에너지차 이구환신 보조금 확대 조치를 내놓았다며 중앙·지방정부와 각 기업별 보조금까지 더해지면 일부 신에너지차 모델의 경우 최대 10만 위안까지 보조금을 타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車 우세···비야디 판매목표 인상
특히 신에너지차 중에서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우세가 뚜렷했다. 8월 순수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은 무려 84% 늘어난 것.전기차 판매 호조에 중국 '전기차 왕' 비야디는 8월 한달에만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37만3100대 신에너지차를 내다팔았다. 월간 판매 기준 최대치를 기록한 것. 특히 이 중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약 60%를 차지했다. 비야디는 중국 내 전기차 시장 호조로 올해 판매량 목표치도 기존의 360만대에서 400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중국 내 신에너지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것과 달리 해외 수출 증가세는 둔화하는 중이다. 최근 미국·유럽 등 세계 각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장벽을 높인 탓이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의 1~8월 신에너지차 수출량은 81만8000대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6% 증가했다. 이는 앞서 2022년과 2023년 신에너지차 수출 증가율이 각각 120.2%, 77.6%를 보인 것에서 크게 둔화한 것이다. 특히 1~8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수출량은 180% 증가한 반면, 유럽의 반보조금 조사 대상이 된 순수전기차의 경우 같은 기간 수출량은 3.4% 증가에 그쳤다.
한편 중국 국내 8월 신차 판매량은 194만2000대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7% 감소했다. 중국 내수 부진 여파로 월별 신차 판매량은 3개월째 내리막세를 이어가고 있다. 1~8월 중국 국내 신차 누적 판매량은 1499만2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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