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서 "부끄럽지도 않은가?"라고도 했다. 발단이야 어떻든, 60만 시민을 대신하는 의원들로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민생을 팽개치고 감정이 깊어가는 여야 의원 간 기싸움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더욱 그렇다. 파행의 시작은 민선 8기 후반 평택시의회 개원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6월 27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10명, 국민의힘 소속 의원 8명으로 구성된 평택시의회는 소수당인 국민의힘 소속 강정구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강정구 의장의 선출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애초 양당은 사전 대표단 협의에서 민주당 김승겸 의원을 의장으로, 국민의힘 강정구 의원을 부의장으로 추천하기로 협의한 바 있으나, 이를 어겼다는 것이다.
그러자 여당인 국민의힘 측은 강 의원이 12표를 받아 6표를 받은 김 의원을 제치고 의장으로 선출된 만큼 적법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리고 4명의 이탈표는 민주당 내부의 문제인 만큼 적법성에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하지만 민주당은 지속적으로 사전 협의 사항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강 의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기에 이르렀고 지금까지 원 구성을 거부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항의 차원에서 민주당 대표 의원이 삭발에 나서기도 했다.
지금과 같은 평택시의회 여야 간 명분 없는 벼랑 끝 정쟁은 양쪽에 다 상처만 안길 뿐이다. 의회 내 여야 경쟁은 생산적이고 발전적일 때 빛을 발하기 마련이다. 또 시민의 민생을 앞다퉈 챙기려 선의의 경쟁을 할 때 뽑아준 유권자의 사랑도 받을 수 있다. 시민들의 따끔한 지적을 유념하면서 원 구성에 적극 나서길 바란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아울러 대승적 차원이면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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