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섭의 머니집테크] "그냥 지금 사자" 치솟는 전셋값에 다시 늘어나는 '영끌족'...전문가들 "'패닉바잉' 재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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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기자
입력 2024-05-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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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생애 최초로 내 집을 마련한 매수자가 4만명에 육박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생애 최초로 내 집을 마련한 매수자가 4만명에 육박하며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2021년 집값 급등기를 경험한 만큼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회복세를 보이자 신생아특례대출 등을 활용할 수 있는 무주택자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전셋값도 임대차 시장의 수요를 매매 시장으로 전환시키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여전하고, 금리 인하 등 시장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패닉바잉'이 아닌 신중하게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세 대신 매매"...생애 첫 '내 집 마련' 4만명 육박했다
22일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월 생애 첫 집합건물(아파트·다세대·오피스텔 등) 구입으로 전국에서 소유권 이전을 신청한 매수인은 3만8965명으로 나타났다. 전달(3만3312명) 대비 16.9% 늘어난 수치다. 전년 동기(3만714명)와 비교해도 26.8% 많았다. 월 기준으로는 2021년 11월(3만8406건) 이후 3년여 만에 최대치다.

생애 최초 주택 매수자는 부동산 활황기인 2020년 50만506명, 2021년 51만3208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2년 주택 시장 침체 여파로 30만명대로 추락했고, 지난해 정부가 특례보금자리론을 한시적으로 내놓으면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에 지난해 1월 1만7269명이었던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 건수는 2월 2만720명으로 증가한 뒤 4월 3만714명, 8월 3만3716명, 10월 3만7558명까지 증가했다. 이후 고금리 장기화와 건설 경기 침체 영향으로 2만명대로 감소했고, 올해 3월 다시 3만3312명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3040세대가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달 전국에서 처음으로 집을 산 무주택자 중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45.3%로 가장 높았고 40대(25.7%)가 뒤를 이었다. 이어 50대(12.7%), 20대(9%), 60대(5.7%), 70대 이상(1.4%) 순이었다. 30대와 40대 비중을 합하면 전체의 71%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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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 부동산에 부착된 전세 매물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전셋값 상승, 신생아 특례대출 영향...30·40대가 시장 견인"
업계에서는 올해 초 출시한 신생아 특례대출이 3040세대의 내집마련 증가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신생아특례대출을 시작한 지난 1월 29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2만986건, 5조1843억원의 대출 신청이 접수됐다. 주택구입 자금으로 3조9887억원, 전세자금 대출로 1조1956억원 규모의 대출이 실행됐다.

신생아특례대출은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이내에 출산·입양한 무주택 가구 및 1주택 가구(대환대출)에 연 1~3%대의 저리로 최대 5억원까지 주택구입 자금을 지원해주는 제도다. 전용 85㎡ 이하, 가격 9억원 이하 주택이 대상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집값이 주춤한 가운데 이 같은 정부 정책을 활용해 더 늦기 전에 주택을 구매하려는 3040세대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거래 동향을 보면 9억원 이하 단지가 위치한 지역을 중심으로 저가 매물들이 거래되고 있는 추세"라며 "전셋값 상승세와 정책 대출 시행 등이 겹치며 30, 40대를 중심으로 내집을 장만하겠다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축 아파트 분양가와 전셋값이 지속 상승하는 점도 주택 구매를 부추기고 있다. 전국 민간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1875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3% 상승했다. 

전셋값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13일 기준) 전국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3% 올랐다. 특히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5월 넷째 주 이후 5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전국 집값은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고점과 대비해서는 매매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단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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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 신생아 특례 대출 안내 배너가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 집 마련 요인 충분하지만 '패닉바잉'은 위험...여러 조건 살펴봐야"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이 예전과 같은 활황기가 아니고 금리 인하 등의 시점도 불투명한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젊은 층의 수요가 높은 서울 외곽과 수도권은 시장 변화에 타격이 큰 만큼 가격뿐 아니라 입지, 단지 규모 등 여러 부분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매매 거래가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정부의 규제완화 기조 제동, 금리 인하 시점 연기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해 '패닉바잉'에 나서면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 내 집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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