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이용자 20억명 목표" 알리, 본격적인 사업 확장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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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입력 2024-04-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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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4분기 이커머스사업 매출 5조5700억원… 전년 동기 대비 44% 급증

  • 해외시장 공략 선포 2년 만에 성과… 수장 '장판' 등장으로 세계화 가속

  • 유로 월드컵 후원 등 막대한 자금 투입…국내 시장 공략도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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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알리바바의 국경 간 전자상거래(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가 자국 내 성공 경험과 거대 자본을 앞세워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을 휩쓸고 있다.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입지를 넓힌 결과, 알리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사업 매출은 지난해 4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44% 급증한 40억1600만 달러(약 5조5700억4000만원)을 달성했다.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선포한 지 단 2년 만에 거둔 성과다.
 
알리바바는 지난 2년간 ‘세계화를 통한 성장’에 총력을 기울였다.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과감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고, 중국 사업을 이끌며 잇단 기록 신화를 쓴 장판(蒋凡)에 해외 사업을 맡겼다. 중국 전자상거래 전문 매체 뎬상바오(電商報)는 “지난 2년 동안 알리바바 내부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글로벌화’와 ‘성장’이었다”며 알리의 세계화 청사진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경력자' 장판의 손에 맡겨진 알리...'현지화' 전략 통했다
중국 이커머스업계 최강자 타오바오의 모회사인 알리바바는 지난 2009년 일찍이 해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며 알리를 탄생시켰다. ’해외판 타오바오’를 만들겠다는 포부였지만, 당시 중국 국내 이커머스 사업이 초호황기를 맞으면서 알리바바는 몇 년 동안 해외 사업에 에너지를 쏟지 못했다. 알리바바가 중국 사업에 집중하는 동안 후발주자로 통했던 테무와 쉬인이 해외 시장으로 발을 넓히며, 알리는 이들 기업에 선두자리를 내주는 쓴맛을 봐야 했다. 

알리가 살아나기 시작한 건 2년 전 알리바바가 ‘해외 디지털비즈니스 사업부’를 신설하며 이 사업부 수장으로 장판을 불러들이면서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타오바오와 톈마오, 알리마마(여성 전용 쇼핑몰) 등 알리바바의 중국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을 총괄해온 장판은 7년 동안 이용자를 1억명에서 10억명으로, 거래액(GMV)을 1조 위안에서 9조 위안으로 성장시킨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알리가 중국 사업을 진두지휘했던 장판의 손에 알리를 맡긴 데는 향후 성장을 위해서는 세계화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촉발된 경기 둔화로 중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꽉 닫으면서 중국 내 사업 실적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경기침체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관측 속에서 중국 사업만 붙잡고 있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장판은 첫 반년 동안 현지화에 집중했다. 특히 엔지니어 출신으로 타오바오의 모바일 전환을 1년 만에 성공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과 스페인, 브라질, 프랑스 등 핵심 시장에서 해당 국가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았다. 판매자가 각 국가 이용자의 선호도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현지화 전략이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한 건 작년 3월 중국 국내에 한정됐던 ‘초이스’ 서비스를 해외에 도입한 후부터다. 초이스는 알리바바가 현지 이용자를 위해 특별히 선별한 상품을 선보이는 서비스로 가성비를 내세운 게 특징이다. 초이스 서비스는 최저가, 3~5일 신속 배송, 무료 배송, 무료 반품을 보장한다.

이는 알리바바 산하 스마트 물류 플랫폼 차이냐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작년 기준으로 차이냐오는 전 세계에 15개의 대형 물류센터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중국 내 3000개 이상, 전 세계 300개 이상의 물류회사와 파트너십도 맺고 있다. 차이냐오의 또 다른 강점은 자동화기술, 대량 화물 분류 지원 시스템, 최첨단 스마트 유통설비 등 운용비를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춘 것이다. 가성비와 빠른 배송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으면서 지난 1월 초이스 주문은 알리 전체 주문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마케팅·보조금으로 공격적인 사업 확장 나서
알리바바는 2036년까지 전 세계 이용자를 20억명까지 늘리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마케팅과 보조금 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특히 테무가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최대 스포츠 행사로 손꼽히는 프로풋볼리그(NFL) 결승전인 슈퍼볼 광고에 수백억원을 쏟아붓자, 알리는 업계 최초로 유로월드컵을 공식 후원하기로 했다. 유럽 소비자들을 유입하기 위해서다. 

실제 테무의 '슈퍼볼 마케팅'은 방문자수를 늘리는 데 효과가 있었다. 시장조사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슈퍼볼 당일 테무 홈페이지 방문자는 전날보다 25% 증가한 820만명에 달했다. 

'대규모 셀러' 확보를 통한 몸집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알리는 지난 8일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더 많은 브랜드와 제품의 해외 시장 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해외 진출 브랜드를 위한 100억 위안 보조금' 정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화웨이와 샤오미를 비롯해 TCL, 레노버 등 중국 대형 가전 업체들도 알리 입점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시장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대규모 채용에 나서는 등 한국 지사 규모를 확대하는 한편 한국에 3년간 11억 달러를 투자해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한국 판매자의 해외 진출 지원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국내 인기도가 높은 중국 배우 탕웨이를 기용하며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도 힘쓰는 모습이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2027년 알리 거래액이 1180억 달러(약 164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중동에서도 사우디 축구 스타인 살렘 알 다우사리를 모델로 발탁하는 등 중동 시장 확장에도 공들이고 있다. 다만,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는 소극적이다. 21세기경제망은 "알리가 아마존의 본거지를 의도적으로 피한 것 같다"면서 "거대 기업과의 직접적인 대결을 피하고 싶었거나 미국의 정치적 상황 등 불확실성을 우려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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