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시대' 세계 국방비 사상 최대 3000조 육박…美 40%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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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원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4-02-1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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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전 세계 국방비 지출 2조 2000억 달러로 사상 최대

  • 미국이 40% 차지, 중국과 러시아는 10%, 4.8%

  • 올해 세계 국방비 또다시 사상 최대치 경신 전망

나토의 확고한 방어자Steadfast Defender 작전에 참여하기 위해 대기 중인 영국군 차량사진AFP연합뉴스
나토의 '확고한 방어자(Steadfast Defender)' 작전에 참여하기 위해 대기 중인 영국군 차량[사진=AFP·연합뉴스]

전 세계에서 각종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시대' 속에 세계 국방비 지출도 사상 최대 수준으로 올라섰다. 그 중 미국이 40% 이상을 차지하며 세계 군사력 1위의 면모를 뽐냈다.

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블룸버그 등이 이날 발표된 영국 씽크탱크 국제문제전략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for Strategic Studies, IISS)의 군사력 균형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작년 전 세계 국방비가 전년 대비 9% 증가한 2조 2000억 달러(약 2940조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올해 세계 국방비 지출이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 별로는 작년 국방비 지출이 약 9000억 달러에 달한 미국이 전 세계 국방비의 40.5%를 차지해 압도적 격차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미국을 제외한 상위 15개 국가의 국방비를 합친 것보다 높은 수준이다.그 뒤를 이어 미국을 제외한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나토) 국가들이 17.3%를 차지했고, 중국과 러시아는 각각 10%, 4.8%를 기록했다. 따라서 미국을 포함한 나토 국가들이 전 세계 국방비 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모습이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이어 미-중 대립 등 각종 열전과 냉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무력 충돌에 대비하기 위한 각국의 준비가 강화됐음을 시사하는 결과이다.

바스티안 기거리히 IISS 소장은 보고서 결과에 대해 "전략적 불안정성과 세력 다툼의 새로운 시대를 보여주는 그림"이라고 평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군사 현대화, 중동 분쟁 및 아프리카 군사 쿠데타 등이 국방비 지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목했다.
 
러시아 대 유럽, 중국 대 아시아

세부적으로 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유럽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이 크게 늘어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불법 합병한 2014년 이후 지난 10년간 미국 제외 나토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이 32%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그 중 대부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지난 2년간 발생했다고 IISS는 전했다.

이날 에스토니아 정보 당국은 앞으로 10년 내에 러시아와 나토가 충돌할 수 있다고 전망하는 등 나토 국가들은 러시아와의 무력 충돌에 본격적으로 대비하기 시작한 모습이다.

나토는 작년에 회원국들이 국방비 지출 규모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이상 수준으로 끌어올리도록 하는 권고 사항을 채택했다. 다만 나토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영향 등으로 인해 군비 증강 효과가 생각만큼 크지는 않은 모습이라고 IISS는 지적했다.

이외 러시아와 중국도 국방비 지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작년 국방비 지출이 30% 가까이 늘어난 1080억 달러 규모로, GDP 대비 국방비 비중이 7.5%에 달했다고 IISS는 설명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국방비 지출(310억 달러)의 3배를 넘는 수준이다.

중국의 경우, 예상보다 낮은 경제 성장률로 인해 GDP 대비 국방비 지출 비율이 2%를 밑돌았지만 그럼에도 29년 연속으로 국방비를 늘렸다. 특히 중국은 외국산 기술 의존도가 낮은 '월드 클래스' 군사력 양성을 위해 군사 현대화 프로그램을 집중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이 여파로 인해 한국, 일본, 대만 등 주변국들 역시 모두 국방비 지출을 늘렸다고 IISS는 전했다.

한편 미국은 우크라이나 지원 등으로 인해 국방비 지출을 대거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GDP 대비 국방비 지출 비율이 3.36% 수준으로, 냉전 시대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IISS는 전했다.

다나 앨린 IISS 연구원은 미국 국방비에 대해 "냉전 시절 GDP가 훨씬 적었음에도 (국방비 지출) 비율이 8%에 달했던 것과 대조된다"며 "따라서 이 정도 지출은 미국에 큰 부담은 아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올해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유력시 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선거 유세에서 국방비 지출을 늘리지 않는 나토 국가들에게는 "러시아가 마음대로 하도록 둘 것"이라고 경고성 메시지를 전했다. 이에 미국 정부와 나토 국가들은 일제히 반발하며 트럼프를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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