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민의 문화산책] 1970년~1990년대생 청년·신진 작가 13인의 '특별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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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4-01-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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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체전 '착륙지점(Landing Point)', 오는 2월 17일까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 임노식 등 한국 작가 11명·일본 회화 작가 2명 등 총 13인 회화 작품 48점

사진아라리오갤러리
1월 10일부터 2월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리는 단체전 ‘착륙지점(Landing Point)’ 전시 전경 [사진=아라리오갤러리]
 
1975년생부터 1997년생까지 한 세대를 아우르는 한국과 일본의 청년 작가와 신진 작가 13인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기획전이 마련됐다.
 
다채로운 풍경을 바라보고 이를 다양하게 표현한 작가들의 특별한 작품은 전시장을 찾은 이들의 감각을 활짝 깨운다.
 
단체전 ‘착륙지점(Landing Point)’이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개막했다. 한국 작가 11명과 일본 회화 작가 2명 등 총 13인의 회화 작품 48점을 갤러리 지하 1~4층 전관에 걸쳐 선보인다.
 
구지윤, 안지산, 이지현을 비롯해 안경수, 엄유정, 임노식, 좌혜선 등 주목받는 청년작가와 강철규, 유키 사에구사, 임수범, 정경빈, 정주원, 코헤이 야마다 등 떠오르는 신진작가가 함께했다.
사진아라리오갤러리
엄유정 작가, '빙하', 2023, 캔버스에 과슈, 아크릴릭, 130 x 194 ㎝ [사진=아라리오갤러리]
 
전시는 동시대 작가들이 지금의 풍경을 바라보고 표현하는 방식을 다각도에서 살핀다. 전시 제목 ‘착륙지점’은 작가들의 관점이 안착한 지점으로서의 화면, 즉 현재의 착륙지점을 고찰하고 미래의 도약 방향을 가늠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3인의 참여 작가는 모두 회화를 중심 매체 삼아 작업한다. 세상에서 얻은 경험과 감각을 재료의 물성으로 번역하고, 화면이라는 시각 세계 안에 안착시킨다. 시대와 지역적 유사성을 공유하고 있지만 각자의 초점은 다르다. 

박미란 아라리오갤러리 팀장은 “세상을 대하는 화가의 눈은 미지의 실재를 꾸준히 탐색한다”며 “지나온 궤적을 돌아보는 기록인 동시에 같은 곳으로 돌아오지 않기 위한 표식으로서의 화면들이다. 하나의 착륙지점에서 우리는 또 다른 이륙의 방향과 도약의 방식을 가늠한다”고 말했다.  

다른 인식으로 인해 풍경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엄유정 작가의 그리기는 유연한 시간 속에서 진행된다. 관점에 따라 매번 달리 목격되는 대상의 생김새를 오래 관찰하고 회화로 옮겨낸다. 형태의 가능성을 다각도에서 발견하기 위한 노력이다.
 
‘빙하’는 엄 작가가 아이슬란드에서 본 빙하의 모습을 소재 삼아 그린 회화 연작이다. 바다와 땅의 경계에서 서서히 사라지는 대상의 유동성을 그림에 담고자 했다.
사진아라리오갤러리
임노식 작가, '작업실 16', 2023, 캔버스에 유채, 200 x 130 ㎝ [사진=아라리오갤러리]
 
임노식 작가는 근작을 통해 풍경을 감각하는 방식에 관해 질문을 던진다.
 
‘작업실’ 연작은 서로 다른 시간에 바라본 작업대를 실물 크기에 가깝도록 그린 회화다.
 
풍경과 캔버스, 그리고 자신 사이에 놓인 공기층을 가시화해 시공간의 거리 속 진동하는 세계의 모습을 포착한다.
 
사진아라리오갤러리
유키 사에구사 작가, ‘쿠쿠젠(栩栩然) <텐트>’, 2022, 캔버스에 유채, 펜, 템페라, 162 x 162 ㎝ [사진=아라리오갤러리]
 
유키 사에구사 작가는 개인의 복합적인 기억과 관점에 의해 의식 속에서 재구성된 주관적 세계를 화폭에 담았다.
 
‘쿠쿠젠(栩栩然) <텐트>’의 제목은 장자가 묘사한 호접지몽(胡蝶之夢)의 한 대목을 차용한 것이다. 일본어로 ‘쿠쿠젠’으로 발음되는 단어는 나비가 나는 모습을 표현하는 의태어다.
 
섬세한 필치로 묘사한 초현실적 들판 가운데 조그만 텐트가 보인다. 화면 오른쪽 아래의 수풀 속에 등장한 정체 모를 작은 동물이 바쁜 기색으로 낯선 세계를 탐험 중이다.
 
작가는 일상의 현실과 화면 속 세상 양측이 모두 자신의 진실된 현재임을 강조한다.
사진아라리오갤러리
코헤이 야마다 작가, '무제', 2023, 캔버스에 유채, 80.3 x 100 ㎝ (Photo by Kenji Takahashi) [사진=아라리오갤러리]
 
코헤이 야마다 작가의 ‘무제’ 연작은 도시와 자연 중간지대의 풍경을 그린 회화다.
 
기하학적 색면의 대비가 돋보이는 추상 화면은 시각 세계 너머의 명상적 공간을 상상하게 한다.
 
화면 속 모호한 형태들은 직선적인 붓질의 궤적을 의도적으로 드러낸다. 저마다의 형상은 선형적 도시의 조각난 파편이자 유기적 자연의 침투를 상징한다. 전시는 오는 2월 1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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