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해운사들이 홍해에서 무력 시위를 벌이고 있는 친 이란 성향의 예멘 후티 반군과 홍해 안전 항행 합의를 맺었다고 덴마크 해운 전문 매체 쉬핑워치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해운사들은 선박이 이스라엘로 향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후티 반군이 홍해의 안전한 항행을 보장하는 것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머스크, 하팍로이드와 같은 대형 해운사들은 후티 반군과의 합의 사실을 부인한 가운데 주로 중소형 해운사들이 후티 반군과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쉬핑워치는 "후티 반군과 공격 방지 합의를 한 곳은 대형 해운사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반 이스라엘 성향의 후티 반군은 홍해 입구에 위치한 예멘의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지난 수주 간 아시아~유럽 항로의 주요 통로인 홍해·수에즈 운하 항로를 지나는 선박들을 상대로 무차별 공격을 가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이스라엘의 교역을 마비시키겠다는 의도였다.
이에 현재까지 최소한 24척의 선박이 피습당했고, 그 결과 아시아~유럽 항로를 운행하는 글로벌 해운사들은 홍해·수에즈 운하 항로 대신 저 멀리 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을 돌아가는 항로를 택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주 수에즈 운하 통과 선박수는 2021년 에버기븐호 좌초 사고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희망봉 항로를 택할 경우 아시아~유럽 항로 운항 시간이 2~3주 늘어나게 되고, 이는 물류 비용 및 배송 기간 증가로 이어지면서 세계적인 물류 대란을 촉발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은 중동 내 긴장 국면을 더욱 고조시키면서 세계적인 유가 상승 우려로 이어졌다.
따라서 일부 선박들이라도 홍해의 안전한 항행이 가능하게 된다면 물류 및 유가 우려가 다소간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일부 해운사들과 후티 반군 간 합의 소식에 하팍로이드와 머스크 주가는 전날 유럽증시에서 각각 10%, 6%가량 급락했다. 양사 주가는 후티 반군 공격 이후 운임 상승에 힘입어 지난 한달 동안 각각 50%, 30%가량 급등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