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의 화이트 크리스마스에도 전국에 사건사고 잇달아 발생...서울 아파트 화재로 2명 사망·30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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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규홍 기자
입력 2023-12-2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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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도봉구 아파트 화재 발생...소방당국 차량 57대, 인력 222명 투입해 오전 8시 40분 화재 완전 진압 

  • 울산에서도 화재...인명피해 없었지만 상가 건물 5개동 전소·소방서 추산 10억원 재산 피해 발생 

  • 세종시 조치원읍 목욕탕에서 감전사고로 70대 여성 3명 사망...세종시 지역 목욕탕 20곳 전수 점검 돌입 

25일 새벽 화재가 발생한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25일 새벽 화재가 발생한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연휴 마지막 날이자 성탄절인 25일 전국 곳곳에 눈이 내리며 8년 만에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았다. 하지만  이날 새벽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이 아파트 3층에선 이날 오전 4시 57분쯤 불이 났다. 바로 위층에 살던 30대 남성 박모씨는 아래층에서 불길이 치솟자 먼저 소방서에 불이 났다고 신고한 뒤 부인과 함께 각각 0세·2세 자녀를 안고 4층 베란다에서 뛰어내렸다.

이날 소방 당국에 따르면 숨진 박씨는 최초 신고자였다. 박씨는 7개월 된 0세 아이는 이불에 싸 충격을 최소화하려고 했지만 자신은 끝내 숨졌다. 어깨 골절상을 입은 박씨의 부인과 두 자녀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 다른 30대 남성 임모씨는 11층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국은 연기 흡입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하고 있다. 목격자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새벽 화재 현장은 불길이 삽시간에 12층까지 번질 정도로 급박했다. 아파트 외벽 그을음은 15층까지 이어져 있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57분쯤 도봉구 방학동의 23층짜리 아파트 3층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오전 5시 2분쯤 선착대가 도착한 직후 대응 1단계를 발령했으며 차량 57대와 인력 222명을 동원해 화재를 진압하고 주민 200여 명을 대피시켰다. 도봉구청은 현장에 통합지원본부를 꾸리고 이재민 관리 등을 하고 있다. 구청 측은 망연자실한 피해 주민을 위해 주변 3개 모텔에 이재민 임시거주시설도 마련했다. 9개 객실, 18명이 머물 수 있는 규모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아파트 3층 내부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26일 오전 합동 현장 감식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자 윤석열 대통령은 메시지를 통해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기쁨으로 가득해야 할 성탄절 연휴에 서울 아파트 화재 현장을 비롯하여 많은 곳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며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슬픔에 잠겨 계실 유가족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사고로 인해 부상을 입은 분들의 쾌유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라며 "전국의 재난안전 관련 공직자 여러분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입장문을 통해 "휴일 새벽 아파트 화재로 피해를 입으신 주민 여러분께 위로 말씀을 전한다"며 "특히 가족을 지키기 위한 가장의 희생 소식에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이어 "갑작스러운 사고로 가족을 잃고 고통에 빠져계실 유가족 여러분들께도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이번 사고로 부상을 입으신 모든 주민들 역시 신속한 치료를 통해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고 일상으로 회복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자치구와 함께 이번 화재로 보금자리를 잃은 주민들이 빠른 시일내 귀가하실 수 있도록 재해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24일에는 감전사고도 일어났다. 이날 세종시 조치원읍 죽림리의 한 모텔 목욕탕에서는 목욕 중이던 70대 여성 3명이 목욕 중 전기에 감전돼 사망하는 비극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5시 37분쯤 목욕탕을 이용하던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욕탕에서 여성 3명을 발견했고, 이들 모두 심정지 상태였다고 전했다. 여성 3명은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목숨을 잃었다. 

해당 목욕탕은 지난 6월 전기안전 점검을 받았고, 당시 별다른 적발 사항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과 경찰, 전기안전공사 등은 전기가 온수탕 안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고 정밀 감식에 들어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이들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이날 시신 부검에 들어갔다. 

사고 후 세종시는 지역 목욕탕 20곳에 대한 전수 점검을 비롯해 실내 수영장과 다중이용시설, 2023 세종 빛 축제장에 대한 전기안전시설 점검에 나섰다. 아울러 시민안심보험에 따른 보험금 지급 여부를 보험사와 협의해 유가족에게 보험금 지급에 나설 계획이다. 

같은 날 충북 청주시 눈썰매장에서는 보행통로 지붕이 무너져 이용객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청주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18분쯤 충북 청주시 지북동 눈썰매장 내 보행 통로 지붕이 무너졌다. 이 통로는 이용자들이 눈썰매 출발 지점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든 시설이다. 사고는 비닐로 만든 지붕이 얼음 무게를 이기지 못하면서 발생했다. 눈썰매장 운영업체는 분위기 연출을 위해 인공 눈을 지붕 구조물 위에 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제주도에서는 24일 눈길에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났으나 아이폰 애플워치의 충돌감지 기능 덕분에 차량에 탔던 3명이 긴급구조됐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20대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이날 오후 8시44분쯤 혈중알코올농도 면허취소 기준(0.08%) 이상인 상태에서 서귀포시 대정읍 한 도로에서 차량을 운전한 혐의를 받는다. A씨가 몰던 차량은 눈길에 미끄러져 전복됐으며 이로 인해 A씨와 동승자 등 3명이 중경상을 입고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한편 전국 곳곳에서 눈이 내리면서 낭만적인 분위기가 연출됐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아 전국 관광지와 설국으로 변한 스키·썰매장에는 휴일을 즐기려는 행락객들로 온종일 북적였다.

정선 하이원 스키장과 용평 스키장 등 강원지역 주요 스키장에는 스키어와 스노보더들이 몰려 슬로프를 누비며 스트레스를 날려 보냈다.

경남 양산시 원동면에 있는 에덴밸리 리조트 눈썰매장에는 이날 오후 1시 기준 800명이 넘는 인원의 행락객이 입장해 추억을 쌓았다. 부산 남천성당과 수영로교회 등에는 많은 신도가 찾아 성탄절 미사와 예배를 보며 아기 예수 탄생을 축하했다. 또 제주 한라산에는 설경을 감상하려는 도민과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대전·세종·충남지역도 대형 트리가 설치된 백화점과 카페 등을 중심으로 발길이 이어졌다.

아울러 서울시는 성탄절 인파가 몰릴것으로 예상되는 시내 주요 지역에 대해 안전관리에 나섰다. 시는 25일 인파가 밀집한 시내 주요지역인 명동, 홍익대학교 앞, 강남역 등에 대해 자치구와 경찰, 소방당국, 서울교통공사 등 유관 기관과 함께 약 1073명의 인력을 투입해 현장 관리에 들어갔다.

특히 명동의 경우 지난해 성탄절에 사람이 많이 몰렸던 기록을 바탕으로 인파 감지 폐쇄회로(CCTV)를 집중적으로 가동해 철저한 인파관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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