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현의 자원이야기] 국제유가 하락장, 반년 만에 70달러 선...겨울철 난방비 부담은 오히려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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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3-12-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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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국제유가가 70달러 선까지 떨어지면서 이에 연동된 글로벌 자원 가격도 하락세다. 특히 겨울철 주요 난방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하락세에 들었는데, LNG를 비축하던 주요국들의 저장고가 가득 차면서다.
 
그럼에도 겨울철 난방비는 지난해와 비교해 오히려 증가했다. 한국가스공사가 국제 LNG 가격보다는 낮은 가격에 가정용 LNG를 공급하면서 적자가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스공사는 지난해보다 인상된 주택용 가스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배럴당 100달러를 넘겼던 등유 가격도 국제유가 하락으로 낮아졌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어 취약층 가정의 난방비 부담도 그대로다. 
 
◆국제유가 6개월 만에 70달러선...중동 리스크 우려보다 크지 않았다
 
1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8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6.17달러로 올해 고점인 9월 28일(배럴당 96.75달러) 대비 21.27% 내렸다.
 
서부텍사스원유는 고점 대비 22.64% 내린 72.47달러, 브렌트유는 19.26% 내린 77.95달러로 조사됐다. 국제유가가 70달러 선을 기록한 것은 지난 6월 이후 반년 만이다.
 
원유 가격 하락에 따라 석유제품 가격도 내렸다. 12월 둘째 주(12월 11일~14일) 아시아 역내 석유제품 가격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시장에서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84.66달러로 전주 대비 1.68달러 내렸다. 경유(0.001%)는 1.57달러 내린 97.5달러를, 등유는 3.25달러 내린 99.04달러를 기록했다.
 
국제금융 측면을 보면 견고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국제유가 하락의 원인이 됐다. 높은 물가로 소비가 위축되고, 석유제품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국제유가를 낮춘 것이다.
 
지정학적 측면을 보면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이 우려했던 중동 전쟁으로 확전되지 않으면서 국제유가 하락요인을 작용했다. 주요 산유국이 밀집한 중동 인근 지역의 무력충돌 및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제유가 하락의 원인이 된다. 반면 예멘후티반군이 홍해지역에서 선박을 공격했다는 소식은 유가 하락 폭을 제한하는 원인이 됐다.
 
이스라엘 재벌 에얄 오페르 소유의 조디액그룹 계열사 조디액해운이 공개한 소형 유조선 센트럴파크호의 모습 외신은 조디액해운이 운용하던 센트럴파크호가 26일현지시간 예멘 부근 홍해와 아라비아해 사이 아덴만에서 나포됐다가 대응에 나선 미국 해군에 구조됐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 재벌 에얄 오페르 소유의 조디액그룹 계열사 조디액해운이 공개한 소형 유조선 '센트럴파크'호의 모습. 외신은 조디액해운이 운용하던 센트럴파크호가 26일(현지시간) 예멘 부근 홍해와 아라비아해 사이 아덴만에서 나포됐다가 대응에 나선 미국 해군에 구조됐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겨울철 난방비 부담은 오히려 증가...가스공사 적자부담 가정으로
 
국제유가 하락이 국내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우선 주요소 기름값이 낮아진다. 
 
12월 둘째 주 국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당 1606.5원으로 전주 대비 20원 내렸다. 경유 가격은 29.2원 내린 1534.6원으로 조사됐다.
 
국제유가가 국내 주유소 기름값에 반영되는 기간은 통상 2주 정도로 다음 주부터는 1500원대에 휘발유를 파는 주유소가 눈에 띄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천연가스 가격은 국제유가와 연동돼 등락을 함께 한다. 국제유가 하락이 LNG 가격 하락으로도 이어지는 셈이다. 다만 겨울철 난방비 부담은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분기 국내 LNG가격의 기준이 되는 가스공사의 LNG 도입 가격은 t당 150만원으로 지난해 연간 평균인 t당 159만원과 비교해 감소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LNG를 공격적으로 비축하기 시작한 유럽연합(EU)의 LNG저장고가 올해 3분기 기준 99.5% 채워졌으며, 수요는 20% 가까이 줄어 LNG가격 하락 폭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국내 겨울철 난방비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가스공사가 국제가격보다는 낮은 가격으로 LNG를 주택용으로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LNG가격이 하락 추세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LNG 가격이 치솟기 전인 2021년 연간 평균 가격인 t(톤)당 70만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2배 가까이 높다.
 
주택용 가스비가 2021년과 비교해 2배 증액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스공사는 현재까지 가스를 공급하면서 적자를 쌓고 있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8조원을 넘겼던 적자가 올해 말 기준 13조원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누적된 적자는 미수금으로 책정되는데, 미수금은 시장 상황에 맞춰 분할해서 가스비 청구서에 포함된다. 가스공사 적자가 유지되는 이상 난방비 인하는 없다는 의미다. 현재 가스공사는 주택용 LNG를 1MJ 공급할 때마다 1.7703원의 손해를 보는 상황이다.
 
지난 1일 기준 가스공사의 주택용 천연가스 원료비는 MJ(메가줄)당 16.6667원으로 전년 동기(MJ당 15.6267)랑 비교해 1.04원이 올랐다. 지난해와 비교해 가정에서 체감하는 난방비는 오히려 증가하게 된다.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에서 한 자원봉사자가 동파로 고장난 등유보일러를 수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에서 한 자원봉사자가 동파로 고장난 등유보일러를 수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취약층의 난방비 부담은 지난해 겨울과 비교하면 다소 낮아지지만, 여전히 높은 등윳값으로 체감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지난달 기준 주유소 실내등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426.33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75.36원 내렸다. 하지만 2021년 평균 가격인 1000원 초반대인 것과 비교하면 400원 이상 가격이 인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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