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민주당의 '청년 비하' 현수막 사과가 진정성 있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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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보경 기자
입력 2023-12-1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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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LAB2030 제1호 청년정책 발표 간담회에서 홍익표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LAB2030 제1호 청년정책 발표 간담회에서 홍익표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17일 공개했다가 사과한 현수막 문구다. 당시 청년 비하 논란이 일자 민주당은 당과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고, 논란도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것이 진짜 민주당이 청년을 바라보는 시선인지 의심이 든다. 

민주당 청년공약 1호의 빈틈이 이를 보여준다. 민주당은 서울 시내 폐교 6곳 부지를 활용해 공공기숙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부지에 특수학교 설립, 인근 초등학교 임시 공간 등으로 활용계획이 있다는 입장이다. 공약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당에 소속된 2030 청년들은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다. 애초에 청년공약이 체계적으로 설계되기 힘든 구조라는 것이다. 청년 정책을 내세우지만 실효성 있게 설계하기 위해서는 전문가 등 당의 도움이 필요한데 이런 과정이 전무하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오죽했으면 청년공약 1호가 나온 지 몰랐고, 1호로 내세울 만큼 중요한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당원들도 있었다.

당 내에서 청년들의 입지가 너무 좁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년 목소리가 작으니 의원들도 청년 조직에 관심이 적다. 일례로 민주당의 주요 당직자 중 청년 보직은 2개에 불과하다.

한 청년 당원은 "당 내에 청년 보직이 10개는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청년 대변인도 신설해 당 내 청년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청년들이 보직을 맡기까지 정치적 역량을 쌓을 과정도 부족하다. 그마저도 역량이 부족한 이들이 얼굴마담으로 주요 당직자가 돼 조직 내 잡음이 생긴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청년들이 그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려선 안 된다. 국민의힘보다 2030 청년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는 것은 이러한 기대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나아가 국회 밖에서 정치권에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청년들까지 끌어안아야 한다. 이들은 꾸준히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이 주도하는 '청년 간담회'를 찾지만 일회성으로 소비돼 상처 받고 있다. 당 내에서 청년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때 청년의 마음을 읽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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