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막아선 인도 高관세...현대차, 전기차 셈법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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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3-12-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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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위 자동차시장인 인도가 수입 전기차에 대한 고관세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현대차그룹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BYD, 독일 고급 브랜드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는 수출 중심으로 현지 전기차 시장 전략을 짜고 있는 반면 20년 전부터 현지 시장에 공을 들인 현대차그룹은 현지 생산라인을 갖추며 고관세 장벽을 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크레타, 베뉴 등 내연기관으로 쌓아온 시장 2위 브랜드 이미지가 전기차 관심으로도 이어지면서 전기차 시장에서도 빠르게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스리 솜 파카쉬 인도 상공부 장관은 전기차 제조사의 수입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하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인도 의회에 밝혔다. 

당초 인도 정부는 테슬라 등 전기차 제조업체의 인도 내 생산 시설 건설을 조건으로 5년 동안 관세를 기존 70~100%에서 15%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지만 타타모터스 등 현지업체의 로비와 반대가 이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현재 4만 달러 이상 수입산 전기차에 차 가격의 100%를, 4만 달러 이하의 차에는 70%의 관세를 책정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은 관세다. 가뜩이나 전기차는 고가인 데다 중저가 차를 선호하는 인도에서 관세가 낮아지지 않으면 현지 친환경차 시장 진입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인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전기차인 타타 넥손과 타이고의 가격은 1000만~2000만원대다. 판매 3위인 MG모터의 ZS는 3000만원 중반대에 팔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일찌감치 세운 생산공장 덕에 오히려 전기차 선두 업체로 자리매김하기 유리해졌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인도 첸나이공장에서 부분조립생산(SKD) 방식으로 아이오닉5를 생산하고 있다. 코나 일렉트릭은 국내에서 반조립제품(CKD) 방식으로 수출, 현대차 인도 생산거점인 첸나이공장에서 최종 완제품으로 조립해 판매한다. 이 같은 경쟁력을 발판삼아 전기차 시장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전기차 승용시장은 인도 타타모터스가 72%로 1위로 가장 높았고 MG모터스, 마힌드라가 각각 10%로 2, 3위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은 4%다. 아이오닉5와 코나EV, EV6의 가격은 4000만~9000만원대로 높은 편이지만 수십 년간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를 바탕으로 판매 저변을 넓혀나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연간 80만대 이상의 차를 판매하며 마루티(41.7%)에 이어 시장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코나EV의 판매량은 2021년 121대에서 올 1~9월 933대로 늘었고 아이오닉5의 판매량은 1000대를 돌파했다. 

다른 완성차업계의 경우 인도로의 전기차 출시와 공장 설립 시기를 저울질하며 낮은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중국 BYD의 전기차 점유율은 1%에 그치며 고가 전략을 유지하는 독일 럭셔리 브랜드의 점유율의 경우 0.5%에도 못 미친다. 테슬라는 아직 인도 수출을 시작하지 않은 상태다. 인도 자동차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일본 브랜드도 인도에 전기차를 내놓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 수출하는 EV6의 경우 관세가 적용되며 9000만원대의 가격표가 붙는다. 다만 내연기관 인기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로 이어지면서 연 400대 이상이 팔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연간 80만대 이상의 차를 판매하며 마루티(41.7%)에 이어 시장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5년 해외 전략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크레타 기반 전기차 크레타EV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크레타는 지난해 14만대가 팔리며 현대차 중 인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다. 이를 전기차 모델로도 개발해 현지 1위 전기차 모델인 넥슨EV에 대항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생산 전기차 물량을 늘려 가격 경쟁력도 빠르게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28년까지 6072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라인업을 6개로 늘려나간다. 기아 역시 2027년까지 3036억원을 쏟아 전기차 생산을 앞당겨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나갈 방침이다. 

인도 시장에서 전기차 선두 입지를 공고히 하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톱으로의 도약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올해 현대차 권역별 판매 계획에서 인도는 중국·한국·미국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지역이다. 올 1~10월 인도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뛰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고급모델은 판매가 한정적이고 테슬라가 보급형인 모델2를 내놓는다고 했지만 출시 시기는 모른다"며 "현대차가 10년 전부터 공들인 인도를 미리 공략해 선두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효자 시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写真=​起亜]EV6 [사진=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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