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은 구성원들에게 "기존 사업구조 외에 시장 내 역학관계 변화부터 지정학(Geopolitics)에 이르는 다양한 요소까지 감안해 유연하게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이어 9일 가우스랩스와 루나에너지 사업장을 연쇄 방문해 사업 현황과 시장 전망 등을 꼼꼼히 챙겼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공정에 가우스랩스의 인공지능(AI) 솔루션을 도입해 생산 효율과 수율을 개선 중이다.
최 회장은 가우스랩스 구성원들에게 "AI 솔루션을 반도체 제조 공정에 적용할 때 LLM(거대언어모델)도 접목하고, 향후 반도체를 넘어 다른 분야 공정에 확대 적용하는 방법도 검토하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루나에너지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미국 시장 외에도 유럽, 아프리카 등 진출을 미리 염두에 두고, 특히 전력 공급이 열악한 지역을 위한 오프그리드(off-grid) 솔루션 제공 방안도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오프그리드는 외부에서 전기, 가스 등 에너지를 제공받지 않고 직접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의 미국 현장경영은 현지 계열사와 투자사들이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잘 대응하고 있는지 등을 직접 점검해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미국 일정을 마무리한 뒤 바로 유럽으로 이동해 독일, 네덜란드에서 글로벌 경영 행보를 이어간다.
최 회장은 11일(현지시간) 독일에서 도이치텔레콤 팀 회트게스 회장을 만나 글로벌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이날 만남에는 SK텔레콤 유영상 대표도 함께 자리한다. 도이치텔레콤은 SK텔레콤 등과 함께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구성, 세계 45개국 약 12억 명을 포괄하는 인공지능 개인비서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어 최 회장은 네덜란드로 이동해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에 동행해,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기업인 ASML 본사를 찾는다. 최 회장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소재 SK엔무브 유럽법인도 방문해 현지 구성원들을 격려할 계획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의 연말 글로벌 경영행보는 2024년 새해에도 반도체, AI, 미래에너지 등 그룹 신성장 사업을 직접 챙기고, ‘글로벌 스토리’도 한층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서 열린 ‘2023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에서 한일 경제협력체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사진=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