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중기대출 1000조 육박···연체율 뛰고 법인파산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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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3-12-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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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886.4조→2022년 953.4조→2023년 998조

  • 대출 오름세 계속···비은행권 합치면 1400조 웃돌아

  • 불경기·고금리·고물가에 국내 중소기업들 못 버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은행권 중소기업대출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특히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뛰면서 관련 대출 연체율도 크게 상승했다. 고금리·불경기 여파에도 대출 잔액은 되레 늘고 있어 올해 법인 파산 신청 건수도 역대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예금은행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전월 말보다 3조8000억원 증가한 998조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기록이다. 더욱이 최근 오름세를 고려할 때 연내 1000조원 돌파는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2020년에 804조6000억원으로 전년(715조5000억원) 대비 89조1000억원 불었다. 이후 △2021년 886조4000억원 △2022년 953조4000억원에 이어 올해(10월 말 기준 998조원)까지 오름세를 보였다.

코로나 충격 이전인 4년 전(2019년 10월 말)과 비교하면 283조원 증가했다. 직전 4년 증가 규모 대비 두 배에 육박한다. 여기에 상호금융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이 9월 말 423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금융권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이미 1400조원을 넘어섰다.

우려스러운 건 대출금리도 같이 뛰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지난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평균 5.35%를 기록해 2개월 연속 상승했다. 한때 금리는 2.8%까지 내려선 바 있지만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해 지난해 11월에는 5.93%까지 치솟았다. 5%대 금리는 현재 1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높아진 금리만큼 이자 부담도 커지면서 연체율도 급등세다. 올해 9월 기준 예금은행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49%를 기록했는데 이는 1년 전(0.27%)보다 1.8배 확대된 수준이다. 더욱이 고금리·고물가 속에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내년 중소기업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이렇듯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법인 파산 신청도 급증했다. 올해 1~10월 전국 법원에서 접수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136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8% 급증했다. 2013년 이후 가장 많다. 파산 신청한 대부분 기업은 중소기업이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관계자는 "고금리·고물가·고유가가 이어지며 중소기업 업황은 계속 어려운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물가 탓에 지원 자금을 투입하기도 쉽지 않고,은행마저 대출을 조이면 중소기업 도산 가능성은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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