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새롬의 하이부동산] "100억도 우습다"…슈퍼리치 몰리는 초고가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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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롬 기자
입력 2023-11-0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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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단지 풍경 [사진=대우건설]

    "서민은 가뭄이 들면 굶지만 진짜 부자들은 가뭄에도 아무런 타격이 없죠. 그래서 초고가 아파트를 사들이는 분들은 고금리, 대출규제 등에도 아랑곳 않고 '현금 박치기'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강남구 한 부동산 컨설턴트)

    고금리, 경기 침체로 인한 주택시장 불안이 길어지는 가운데, '슈퍼리치'들이 사는 초고가·초고급 아파트는 신고가를 기록하며 명성을 지키고 있다. 특히 용산구 한남동, 성동구 성수동, 서초구 반포동 등 하이엔드 주택이 밀집한 곳에서 100억원 이상의 실거래가 이어지며 초고가 시장은 주택시장 불안에도 끄떡 없는 모습이다.  
     
    180억·110억·100억원…한남·성수·반포동 초고가 단지 신고가 기록 
    사진박새롬 기자
    서울 성동구 성수동 초고가 아파트인 갤러리아포레(왼쪽)와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경 [사진=박새롬 기자]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린 아파트는 용산구 한남동 '파르크한남'으로, 전용 268.67㎡(4층) 물건이 180억원에 지난 8월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인 지난해 4월(135억원)보다 45억원 오른 가격이다. 파르크한남과 도보 15분 거리에 있는 한남더힐 전용 240㎡는 지난 3월과 8월 각각 110억원(5층), 103억원(지하 1층)에 매매가 이뤄졌다. 

    '성수 초고가 3대장(아크로서울포레스트·갤러리아포레·트리마제)'으로 불리는 고급단지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전용241.93㎡(99평)는 지난 8월 최고가인 100억원(27층)에 매매됐다. 직전거래인 지난해 4월 78억5000만원(24층)보다 1년 반 새 21억5000만원 뛴 것이다. 같은달 인근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198㎡은 직전 최고가 95억원(7월)에서 한달만에 4억원 오른 99억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6일 서초구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234.8㎡(펜트하우스, 32층)는 110억원에 매매되며 올해 거래된 고가 아파트 2위 자리를 차지했다. 반포 대장주를 넘보는 '래미안원베일리'는 올 1월 전용 200㎡ 조합원 입주권이 100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현재 네이버 부동산에 올라온 래미안원베일리 펜트하우스는 면적별로 126억~280억원대(전용185~234)까지 매물이 확인된다. 아크로리버파크 펜트하우스는 현재 전용 234.8㎡아 190억~200억원 선에 올라와 있다. 

    5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거래도 늘어나는 추세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에 의뢰분석한 결과, 올 1월부터 10월까지 서울에서 50억원 이상 초고가에 팔린 아파트는 총 135채다. 특히 올 3분기 기준 동안만 64채가 팔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거래량이다.

    서울에서 50억원 이상 거래가 가장 많았던 동은 서초구 반포동으로 총 43건이 있었다. 강남구에서는 △압구정동(41건) △도곡동(8건) △청담동(7건) △삼성동(6건) △대치동(4건) △신사동(4건) △잠원동(1건)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는 용산구 한남동이 6건, 용산구 이촌동이 4건, 서초구 서초동이 2건, 중구 장충동이 1건이다. 
     
    사업가·연예인·전문직 '그들만의 리그'…고금리·대출 규제에도 수요 탄탄
    이 같은 초고가 주택시장의 수요층은 금리, 대출규제 등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자산가들이 대부분이라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어도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수요가 꾸준히 뒷받침된다는 분석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초고가 주택 매수자들은 거의 금리, 대출규제에 영향을 안 받는 분들이라 대출없이 현금으로 매수하는 경우가 많다. 애초에 공급량도 적어서 희소성 있고, 하이엔드급이기 때문에 미래가치가 계속 오를 것으로 보고 매수하는 경우가 많다"며 "초고가 부동산 시장과 일반 부동산 시장은 아예 다르므로 시장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최상급 입지에 위치해 있는 초고가 주택은 공급물량이 많지 않아 희소성이 높다"며 "10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을 매입하는 이들에게는 대출이나 세금 영향은 상대적으로 덜하겠으나, 최근 세금 부담이 낮아지면서 자산가들의 초고가 주택 매수 심리에도 어느 정도 긍정적 영향이 더해져 이러한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해안건축의 하이그로브압구정 설계 조감도사진해안건축
    해안건축이 지난 7월 압구정3구역 재건축 첫 설계전 당시 제안한 '하이그로브압구정' 설계 조감도 [사진=해안건축]
    일반인들은 평생 만져보기도 힘든 100억원을 넘는 초고가 주택에는 어떤 이들이 살까. 고준석 대표는 "자금출처가 명확해 세금에 문제가 없는 사업가들 또는 현금이 많은 유명 연예인들이 주 매수층"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파르크한남에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빅뱅 태양·배우 민효린 부부, 가수 싸이 등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남더힐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BTS 멤버 RM과 지민, 배우 소지섭, 김태희·비 부부 등이 사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20대 프로게이머가 한남더힐 전용 240㎡을 103억원에 전액 현금매수한 게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크로서울포레스트에는 카카오 수석부사장을 지낸 권승조 메타스케일 대표, 신현성 전 티몬 대표, 조만호 무신사 전 대표 등이 거주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하이엔드 주택 수요자들의 심리는 개인 프라이버시가 철저하게 보장받는 게 중요하고, 외부 '일반인'들과 분리되고 싶은 욕망이 크다. 소위 말해 '급이 다른' 사람들끼리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고 싶어하는 것"이라며 "단지 내 외부인 출입을 차단하고 초호화 커뮤니티시설을 갖춘 것도 이들의 심리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국내 최고급 단지로 재탄생할 기대감이 큰 압구정 현대·한양아파트 재건축 설계전에서도 이 같은 하이엔드 주거 수요자들의 심리를 겨냥한 설계안이 앞다퉈 제시됐다. 단지 내 외부와 철저히 분리된 고급 커뮤니티 시설뿐만 아니라 초고층에서 한강뷰를 바라볼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 고급브랜드 입점상가 등 아파트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 정도다. 최근 압구정5구역에서는 한 가구당 전용 엘리베이터를 2개씩 오롯이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설계안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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