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이주호의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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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영 기자
입력 2023-11-02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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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사회부 신진영 기자
[사진=아주경제 사회부 신진영 기자]
"그때의 이주호를 지금의 이주호가 부정하고 있는 거죠." 

국정감사를 앞두고 만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A의원 보좌관은 이렇게 말했다. 그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두 번째 교육 수장이자, 교육부 장관직만 두 번째다. 이 장관은 2010년 8월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돼 2013년 3월까지 장관직을 유지했다. 그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설립과 학업성취도평가 전수 실시, 교원 평가 등을 추진한 인물이다. 

A보좌관은 교육 취재가 처음이라는 내게 "이 장관은 MB정부 교육개혁의 큰 그림을 그렸고,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일 때는 교과부의 실세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장관은 소위 '왕년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논란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6월 15일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은 문제는 수능 출제하지 말아야 한다"며 "교육당국이 사교육으로 내모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튿날 교육부는 대입 담당 국장을 경질하고, 킬러문항 논란이 나온 6월 모의평가를 출제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감사를 예고했다. 

이 장관은 같은 달 27일 킬러문항을 수능에 출제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발표했다. 수능을 5개월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입시업계는 순간 공황 상태에 빠진 모습이었다. 이 장관은 결코 대통령의 말을 의식한 게 아니었다며 "(대통령이) 지난 3월에도 지시를 하셨다"고 해명했다. 

최근에도 비슷한 상황이 재현됐다. 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을 확대하기로 한 가운데, 이 장관이 인터뷰에서 자율전공 학부생이 의대로 진학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이 장관이 말한 방안을) 검토한 바도 없고, 그렇게 할 계획도 없다"고 부인했다. 

결국 이 장관은 9월 20일 국감에서 "신중하지 못한 발언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이 장관에게 "의대 정원을 정하는 법적 권한이 있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단지 "보건복지부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할 뿐이었다. 

과거의 그는 부정적이라도 교육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한 교육부의 수장이었다. 지금의 이주호가 맞고, 그때의 이주호는 틀린 걸까. A보좌관은 내게 "이 장관이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10년 전과 지금의 교육 환경은 정말 많이 달라졌는데, 당시 '실세' 장관이었을 때만 생각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다. 

한국에서 교육과 부동산은 대표적 난제로 꼽힌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과 부동산 정책은 손바닥 뒤집듯 바뀐다. 정부는 교육개혁을 말하고 있지만, 모호할 뿐이다. 어차피 또 바뀔 것이니 말이다.

지난달 10일 새로운 대입 개편 시안이 발표되고 나서, 학원가엔 불안한 학부모들이 잔뜩 모였다. 이들은 '답이 없는' 교육 정책의 답을 학원 강사에게 묻고 있었다. 이들이 원하는 건 지금의 이주호도, 그때의 이주호도 아니다. 내 아이를 안정적으로 교육할 환경을 만들 수 있는 뚝심 있는 교육부 장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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