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었다 조였다…우왕좌왕 대출규제에 서민만 '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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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현 기자
입력 2023-10-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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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SR 예외 축소' 등 추가 대책 도출 유력

  • 정부 책임도 있는데…차주들만 이자부담·혼란 가중

  • 전문가들 '정책 일관성' 강조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2억원의 전세자금대출을 받은 직장인 A씨는 내년 전세계약 만료를 앞두고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전세대출도'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범주 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계약 연장 시 2년 전 받은 대출금보다 적은 대출금이 나올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여기에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압박에 은행권이 대출 금리를 줄인상하는 등 관련 문턱을 높이면서, 최초 대출 때보다 월 20~30만원가량의 대출 이자부담이 더해지고 있다.

정부가 최근 '스트레스 DSR 제도'의 연내 도입을 선언하는 등 뒤늦게 대출 조이기에 나섰지만, 차주들은 우왕좌왕하는 당국의 대출 정책에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허용, 전세자금대출 DSR 예외 적용 등 당국의 일관되지 못한 정책들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자초해 정작 애꿎은 서민 차주들만 피해를 보고 있어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스트레스 DSR 제도' 외에도 당국이 추가적인 DSR 규제 카드를 꺼내들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근 2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불어난 가계대출을 두고,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사태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29일 열린 긴급 '고위 당정협의회' 회의에서 "지난 1997년 기업부채로 인해 외환위기를 겪은 바 있는데, 가계부채 위기가 발생하면 그보다 몇십 배 위력이 있을 것"이라며 "과거 정부에서 유행한 '영끌 대출'이나 '영끌 투자' 행태는 정말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당국이 현재 DSR 규제에서 예외되는 대출들을 관련 범주에 포함시키는 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 규제 우회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전세자금에 규제를 가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실의 발언 강도를 보면 지난 정부에서 시행했던 대출총량 등 극한의 규제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그러나 전세자금대출은 물론 기존 주택 매매를 위해 주담대를 받은 차주들은 오락가락하는 정부 정책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 정책에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돈을 빌렸는데,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 되면서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 정부가 영끌족을 향한 위험 경고 발언을 쏟아내면서, 대출 규제 완화책을 쓴 정부는 잘못이 없다는 자세를 보여 책임감이 없다는 비판도 사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6월 가계대출 정상화 방안에 50년 만기 정책모기지 도입 내용을 포함시켰다. 아울러 부동산 시장 침체 해소를 위해 낮은 고정금리, 장기 분할 상환, DSR 미적용 등 파격적 혜택을 갖춘 특례보금자리론을 선보였다. 모두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에 일조한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는 대출 규제 완화책들이다.

하지만 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자 당국은 지난달 상환능력심사를 내실화해 입증이 어려우면 DSR 산정만기를 최대 40년으로 제한키로 했다. 아울러 지난달 말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운영을 중단하기도 하는 등 점차 대출 조이기 쪽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가계 대출 증가세를 잡기 위해선 ‘정책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다소 늦은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시장에 명확한 신호를 줘 차주들의 오판 가능성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손바닥 뒤집듯 규제 방향을 수시로 바꾸거나 예외를 둔다면 반드시 부작용을 낳는다"며 "'상환 능력 범위 내 대출' 원칙을 지킨다면 가계 대출 증가세는 잡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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