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계약 해지·소송이 오히려 리스크" 시공사와 공사비 협상하는 조합들…내부 갈등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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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롬 기자
입력 2023-10-0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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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등 길어지면 사업지연·금융비용 부담…협상 후 조합 반대 커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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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대구 동구 신암동 해링턴플레이스 동대구 단지 앞에 조합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박새롬 기자]


전국 정비사업장 곳곳에서 발생한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갈등이 조합과 시공사 간 협상 끝에 봉합되는 사례가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시공 계약을 해지하거나 소송전으로 번지면 사업 지연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어 원자재 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비용 인상분을 어느 정도 수용하는 분위기다. 다만 협상을 마무리한 일부 정비사업장 조합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는 등 변수는 여전하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 과천시 과천주공4단지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은 시공사 GS건설과 수차례 협상 끝에 평당 677만원에 공사비 변경 협상을 마무리하고 오는 26일 공사비 증액계약 총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곳은 시공사가 2018년 3.3㎡당 493만3000원이던 공사비를 올 들어 740만원으로 인상 통보하면서 갈등 양상을 보였다. 

시공사인 효성중공업과 공사비 추가 인상을 두고 대립했던 대구 동구 신암6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도 갈등으로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는 분위기다. 해당 단지(해링턴플레이스 동대구) 입주가 시작된 지난 7월 31일부터 효성중공업은 공사비 인상에 동의하는 조합원만 입주할 수 있도록 규제해 시공사 측과 조합원 간 몸싸움까지 벌어졌으며 이후 8월 말부터 협의체를 구성해 협상을 본격화했다. 

시공사 측이 114억원으로 책정한 추가 공사비와 관련해 조합은 이보다 금액을 낮춰 협상을 진행 중이며 조합원 약 480명 중 90% 이상이 추후 협상 타결안에 대해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중공업 측은 "현재 조합원 91%가 추후 협상될 금액에 대해 동의하는 등 순조롭게 정리되는 분위기"라며 "조만간 조합과 시공사가 서로 양보하는 선에서 공사비 인상분 협상이 마무리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조합원들이 공사비 추가 인상에 강경하게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완전한 봉합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시공단(삼성물산·DL이앤씨)이 2020년 계약 당시 3.3㎡당 490만원이던 공사비를 859만원으로 올려 달라고 요구하며 갈등을 빚은 북아현2구역 재개발 조합은 3.3㎡당 687만원을 제시하며 대립하다 지난달 748만원에 합의했다. 공사비 갈등으로 현대건설과 계약 해지까지 논의했던 홍제2구역도 지난달 총회 때 해지 안건을 상정하지 않고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DL이앤씨가 평당 474만원에서 780만원으로 증액을 요구하며 갈등했던 서초구 신동아 재건축도 지난 7월 약 720만원에 합의했다.
 
이처럼 정비사업장이 시공사와 갈등을 마무리 짓고 합의점을 찾으려는 것은 시공사 교체, 소송전 등에 따른 사업지연과 비용 지출 우려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원자재 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시공사들이 정비사업 선별 수주를 강화하고 출혈경쟁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기존 시공사와 계약을 해지하고 시공사를 재선정하려면 최소 6개월은 걸린다. 사업이 지연될 뿐 아니라 금융비용도 더 나가게 된다"며 "시공사와 장기간 강하게 대립했던 조합들 중 파격적인 조건으로 합의한 사례도 드물다. 오히려 재입찰 때 아무도 안 들어오거나 더 높은 금액에 오면 손해가 더 크다고 인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공사비 인상을 두고 조합 내부에서 반발하는 목소리도 크다. 과천주공4단지는 조합 내부 갈등이 깊어져 오는 15일 조합장과 집행부 해임총회를 연다. 한 조합 관계자는 "합의한 금액도 5년 전 계약 당시 공사비 대비 여전히 1800억원가량 증액되는 것이며 증액 내역에 오류와 불명확한 기준들이 많아 집행부가 제대로 검토한 게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김동준 과천주공4단지 재건축 조합장은 "그간 공사비가 너무 폭등해 (조합원들이 요구하는) 600만원 선에서 우리 공사를 수행할 시공사를 찾는 건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기존에 계약한 시공사와 최대한 감액 합의를 하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9일 대구 동구 신암동 해링턴플레이스 동대구 단지 앞에 조합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박새롬 기자
9일 대구 동구 신암동 해링턴플레이스 동대구 단지 앞에 조합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박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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