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색 번호판 달기 전에 바꾸자"…고가 법인ㆍ수입차 판매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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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 기자
입력 2023-10-06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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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말 임원 인사 전 미리 차량교체 수요 커져

  • 현대차·기아, 8월까지 17만여대 팔아

  • 1억 넘는 수입 전기차 5007대 역대급

올해 1~8월 법인차량 판매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임원인사가 몰려 있는 연말에 대부분의 법인차 판매가 이뤄지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달부터 도입되는 연두색 번호판 부착 제도 시행을 앞두고 미리 법인차량을 구매한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5일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현대차, 기아, 쉐보레, KG 모빌리티의 법인차 판매량은 작년 판매량의 절반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현대차는 작년 판매량의 66.2%에 해당하는 7만7833대를, 기아는 66.5%(9만5033대)를 팔았다. 쉐보레는 같은 기간 작년 판매량(3998대)의 절반에 해당하는 2093대를 판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8월까지 신규로 등록된 수입 전기차(1만5084대) 중 1억원 이상 고가차는 5007대로 33.2%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같은 기간 21.9%보다 12.3%포인트(p) 늘었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역대급 판매 실적이 예상된다.

연말은 임원인사를 앞두고 각 대기업 인사 시즌과 맞물려 법인차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시기다. 법인차 판매 최대 성수기인 만큼 이 시기에 대부분의 법인차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도 연말에 그해 예산의 50~60%가량을 쏟아부으며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곧 도입되는 연두색 번호판을 피하기 위해 법인들이 미리 법인차 구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달부터 등록하는 법인차량은 연두색 번호판을 달게 되지만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제도 시행에 앞서 법인차 구매 러시가 발생한 셈이다. 이번 법인차 연두색 번호판 부착 제도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당시 공약으로, 고가 법인차의 사적 사용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업계는 연두색 번호판을 단 고가 법인차로 골프장이나 유흥가 등 여가 시설로 가기 어려운 만큼 고가 승용차 시장이 축소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현대차·기아가 인증 중고차 사업 본격 진출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라 법인차 수요가 많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기아는 인증중고차 판매를 앞두고 ‘법인용 리스 및 렌터카 매집’에 본격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우선 법인차량 위주로 매집한 뒤 향후 일반 중고차로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시장에 나온 매물을 판매하는 것보다 법인 차량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게 더 품질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법인차 연두색 번호판 도입을 앞두고 법인차 판매가 최근 들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게다가 현대차가 인증 중고차 진출을 앞두고 법인차를 대거 사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신형 7세대 그랜저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 신형 7세대 그랜저 [사진=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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