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FD 서비스 재개 여전히 눈치..."예전만큼 성장세 보이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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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준 기자
입력 2023-10-02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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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보·메리츠·유안타·유진·하이 등 5개사 서비스 재개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지난달부터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 재개가 가능해졌지만 CFD 잔고 규모는 정체돼 있다. 여전히 많은 증권사들이 관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일 CFD 거래 서비스 재개 이후 기존에 서비스를 제공해 온 증권사 중 재개한 곳은 교보·메리츠·유안타·유진투자증권 등 4개사에 불과했다. 하이투자증권이 지난달 18일 국내 주식 CFD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총 5개사로 늘어났다.

NH투자증권은 내달 중 다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나 아직 정확한 일자를 확정하지는 않았다. 나머지 7개사 중 키움·하나·KB증권·DB금융투자 등 재개 시기를 논의 중이며 신한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 등은 CFD 재개 여부를 놓고 아직 검토 중이다.

이러하다 보니 CFD 잔고도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지난 25일 기준 증거금 포함 CFD 명목 잔고는 1조2794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들이 CFD를 재개한 지난 1일 1조2703억원에 비해 0.7% 증가한 수치다.

CFD는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주식 가격 변동 위험에 투자해 차액을 얻을 수 있는 장외 파생상품으로 레버리지 투자와 공매도(주식을 빌려서 판 뒤 다시 주식을 사서 상환해 차익을 내는 투자 방식)가 가능하다는 이점이있다. 또 파생상품 양도소득세 11%가 적용돼 절세 수단으로 활용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CFD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은 CFD가 지난 4월 SG 증권발 무더기 주가 폭락 사태의 진원지로 지목되자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 마련에 나섰다. 금융당국의 투자자 보호 강화 조치로 개인 전문투자자는 최근 5년 이상 지분증권, 파생상품, 고난도 파생결합증권 등의 월말 평균잔고 3억원 이상의 조건을 충족해야한다.

이러하다 보니 주가조작 사태 이전 CFD 서비스를 운영하던 증권사는 총 13곳이었지만 현재 5곳만 재개했다. 이 중 SK증권은 CFD 사업철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CFD 규모가 적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한 지 얼마 안 된 업체들은 서비스 포기가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곳들은 올해 안에 재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를 계속 중단하다 보면 기존 CFD를 이용했던 고객들이 다른 증권사로 옮기거나 신규 고객 유치에도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대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증권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감시 리스크와 규제를 고려할 때, 더 이상 해당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CFD 충당금은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돼 충당금이 늘어나면 수익성이 악화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전 분기 배당금수익 인식 효과 및 CFD 미수금 충당금 적립 등에 따라 전분기(6733억원) 대비 2조 3461억원 감소한 1조 6728억원의 기타손실을 보고했다. CFD 충당금이 대폭 증가하면서 2분기 증권사들이 거둬들인 순이익이 73%나 폭락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CFD와 관련해 설명 의무라던가 내부통제 등 규율이 전반적으로 강화돼 증권사는 CFD 사업에 지금보다 더 큰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며 "투자자들은 SG증권발 사태 등으로 CFD에 대한 불안감이 많이 높아졌기 때문에 수요가 줄어드는 등 CFD 시장이 예전만큼의 성장세를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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