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근의 아주경제적 시선] 성장률 추락에 고용 악화 … 규제혁파· 법인세 인하 ·노동개혁 총력전 펼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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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 바른언론시민행동 공동대표
입력 2023-09-21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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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장연구원장 바른언론시민행동 공동대표
[자유시장연구원장 바른언론시민행동 공동대표]

 
내년 4월 10일 제22대 대한민국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될 예정이다. 이제 불과 7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제22대 대한민국 국회의원 선거가 대한민국 운명에 중차대함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상저하고를 기대해온 한국 경제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자원 빈국이어서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에 수출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이 발표한 ‘9월 1~10일 수출입 현황’을 보면 수출액은 148억6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7.9% 줄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7.0일로 지난해(6.5일)보다 0.5일 많았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1억2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4.5% 감소했다. 이번 달에도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 부진이 회복세의 발목을 잡았다.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28.2% 줄었다. 반도체 수출은 월간 기준 지난달까지 13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대중국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중국에 대한 수출이 9월에도 17.7% 줄어 대중국 수출 감소는 1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달에도 수출 감소 흐름이 이어지면서 월간 수출액은 1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전망이다. 대중국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 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는 데다 미·중 갈등 영향으로 수출에 큰 제약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40년 호황이 끝났다’는 제하의 해설 기사에서 “중국의 고도 성장을 견인해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와 건설 위주의 성장 모델이 망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부동산 경기 침체에다 소비·투자·수출 등 주요 지표의 동반 악화로 디플레이션 위험에 빠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설상가상 반도체 등 한국의 대중국 수출 주요 품목들이 미·중 갈등에 따른 수출 통제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수출이 부진하니 투자도 부진하다. 올해 2분기 전국 광공업 생산이 1년 새 7% 넘게 줄었다.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8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지금 한국은 위기 수준의 경기 침체를 겪고 있다는 의미다. 투자는 미국·인도 등 해외 투자만 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기업의 국내 복귀, 즉 리쇼어링은 24개사에 불과했다. 반면 한국 기업의 해외 신설법인 수는 2456개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의 투자 여건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세계적으로 높은 법인세율과 첩첩산중 규제에다 강성 노조가 국내 투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 평택 삼성전자 송전탑 건설에만 10년 걸렸다는 소식에는 기가 막힌다.
일자리가 줄어들고 가계부채는 증가 일로여서 가계의 소비여력이 감소하면서 소비도 부진하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105%(2022년 말 기준, BIS·국제결제은행)로 G20 국가 중 호주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과 비슷했던 미국은 그 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74% 수준까지 낮아져 소비가 회복되면서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수출·투자·소비가 부진하니 성장이 회복될 리 없다. 한국은 국가채무의 GDP 대비 비율도 44.6%(2022년 말 기준)까지 상승해 재정정책 여력도 없다. 이런 점에서 경기 부진에도 재정정책을 사용하지 못해 ‘잃어버린 30년’을 겼었던 일본을 닮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대두되고 있다. 금년 성장률은 25년 만에 한·일 간 역전될 전망이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의 한국 경제 금년 성장률 전망 평균은 1.1%로 집계되고 있다. 상저하고 운운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성장률이 추락하면서 고용 사정은 악화 일로다.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8월 취업자 수는 2867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만8000명 늘었지만 취업자 수를 연령별로 보면 주로 재정에 의존하는 60세 이상에서 30만4000명, 50대에서 7만3000명 늘어나고 한창 사회 진출이 활발한 30대에서 6만4000명 증가했지만 20대 이하와 40대 취업자 수는 각각 10개월째, 14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보이고 있다.
고용구조도 악화되고 있다. 경제성장 과정에서 강세를 유지하면서 대표적으로 질 좋은 일자리로 꼽혀 왔던 제조업 취업자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5만명(1.1%)가량 줄어든 445만8000명이었다. 전체 취업자(2869만3000명) 중 15.5%로, 지금과 같은 기준으로 통계를 만들기 시작한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전 기준으로 작성된 통계와 비교하더라도 1975년 2분기(15.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197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는 취업자 5명 중 1명 이상이 제조업에서 일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도 제조업 취업자 비중은 16∼17%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2021년 2분기(15.9%) 처음 15%대로 떨어진 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 일자리 비중이 감소한다고 해서 금융 등 고부가가치 고급서비스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보건업과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 수만 15만명(5.3%) 증가했다. 고령화로 돌봄 수요가 늘어난 데다 정부의 일자리 사업 영향으로 이 분야 일자리가 빠르게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전체 취업자에서 보건업과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0.1%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0%대를 넘겼다.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 자영업자 비중은 여전히 높은 가운데 최근 최저임금 인상, 주휴수당 등 영향으로 자영업자 영업 악화가 눈에 띄고 있다.
이러한 고용구조의 악화 영향은 한창 사회에 진출해야 하는 청년들에게 고스란히 미치고 있는 모습이다. 청년기본법에 따르면 19~34세 청년은 1007만명으로 총인구 중 19.9%에 이른다. 5명 중 1명은 청년 세대인 것이다. 55%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비정형·플랫폼 근로형태 확산 등으로 청년 고용은 양과 질이 모두 악화되고 있다. 하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난 학자금 대출과 주거비 대출 부담으로 29세 이하 연령대의 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지난해 기준 37.1%로 전 연령대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은둔 청년도 51만6000명을 기록하고 있다. 수출과 투자를 늘려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주는 것이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다.
중국 시장 의존도를 줄여가는 것은 불가피한 과제가 되고 있으므로 중국 시장 대신에 공급망 협력 국가로 부상 중인 ‘알타시아(Altasia·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아시아 국가)’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외교력을 발휘하고 수출 기업을 적극 지원하는 등 비상한 각오로 신시장 개척을 위한 액션플랜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 원·엔 환율이 100엔당 800원대까지 하락했다. 엔화에 대해 원화가 과도하게 고평가되어 한국 제품의 수출경쟁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민간기업들이 과감한 투자와 초격차 기술 확보로 고부가가치 신제품을 개발해 수출을 늘릴 수 있도록 과감한 규제혁파, 법인세 인하, 노동개혁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야 지금 35%대에 머물고 있는 국정지지도를 높일 수 있고 총선 승리할 기대할  수 있다. 


 
​필자 주요이력

▷고려대 경제학과 ▷맨체스터대 경제학 박사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서울지방시대위원장·바른언론시민행동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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