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기업용 초거대 AI 시장서 격차 벌리기…데이터센터·스타트업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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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3-08-2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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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플렉션AI 투자, 데이터브릭스 신사업 협력, 1년간 AI 인프라 증설 투자 확대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데이터센터 증설과 인공지능(AI) 기술 스타트업 투자를 지속해 초거대 AI 분야에서 경쟁자와 격차 확대를 꾀하고 있다. 수년 동안 긴밀하게 협력해 온 미국 AI 기업 ‘오픈AI’ 외에 다양한 거대 언어 모델(LLM) 분야 기술과 IT 인프라·솔루션 보유 기업과 손잡고 초거대 AI 기술 수요가 커지고 있는 전 세계 기업 IT 시장에서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 간 경쟁이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MS 경영진은 꾸준히 증가 추세인 AI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투자 규모를 지속 확대하기로 했다. MS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기반 인프라·소프트웨어 서비스로 기존 전산 시스템과 업무용 프로그램을 대체하는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 아마존과 함께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작년 11월 챗GPT를 출시한 오픈AI에 투자하고 그 기술을 활용한 기업용 초거대 AI 솔루션을 클라우드 서비스 기반으로 제공하는 사업에 힘을 쏟는 중이다.

챗GPT와 같은 고성능 AI 챗봇 서비스는 길고 복잡한 사용자 명령을 받아들여 이해하고 그에 맞는 답을 내놓을 수 있는 LLM으로 작동한다. 이 LLM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개발자는 다양한 설계 방법론을 적용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주입하면서 모델 학습과 고도화를 반복하고 최적화한다.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비롯한 하드웨어 자원이 풍부하게 제공될수록 이 기간을 단축하고 성능을 더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 최근 엔비디아의 GPU 품귀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다.

지난 6월 2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MS는 엔비디아 등과 함께 ‘인플렉션AI’라는 스타트업 가치를 40억 달러로 평가하고 13억 달러(약 1조7000억원)를 투자했다. 이 회사는 MS와 손잡은 오픈AI처럼 생성 AI 기술을 이용해 사람과 대화하고 질문에 답하는 챗봇 파이(Pi)를 지난 5월 선보였다. 이 회사 설립자는 앞서 구글에 인수된 AI 기업 딥마인드의 공동 설립자인 무스타파 술레이만과 MS에 인수된 업무용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드인의 공동 설립자인 리드 호프만이다.

인플렉션AI는 투자금 대부분을 파이 챗봇에 더 강력한 기반 모델을 개발하는 컴퓨팅 파워를 확보하는 데 쓸 계획이다. 무스타파 술레이만 인플렉션AI 최고경영자는 엔비디아 GPU ‘H100’ 2만2000개로 구성한 클러스터를 구축할 예정이며 이는 오픈AI의 GPT-4 모델 훈련에 동원된 컴퓨팅 자원의 3배쯤 된다고 강조했다. AI 모델 훈련을 위한 컴퓨팅 자원의 규모와 컴퓨팅 속도는 이를 보유한 조직이 AI 모델을 활용해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게 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MS가 과거 투자한 기업용 빅데이터 플랫폼 공급 업체 데이터브릭스와 AI 신사업 협력에 나서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7일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 보도를 인용해 MS가 기업에서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새로운 소프트웨어는 데이터브릭스가 MS 클라우드 기반으로 새로운 AI 모델을 만들거나 오픈소스 AI 모델을 이용하려는 기업을 돕는다. 이는 오픈AI 사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

10년 전 미국에서 설립된 데이터브릭스는 그간 MS 외에 아마존, 구글 등 다른 빅테크 기업 투자를 받았고 2022년 한국에도 진출해 이미 전 세계 많은 고객사를 두고 있다. 데이터브릭스가 기업용 AI 모델 구축을 돕는 신제품을 MS가 판매한다면 MS는 자사 클라우드를 이용하면서 새로 AI를 도입하려는 기업 수요 선점에 나설 수 있다. MS처럼 다른 빅테크 기업도 AI 모델 구축과 활용을 통해 신사업과 경영 전략 강화를 꾀하는 고객 확보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 구글과 아마존이 AI 스타트업 ‘허깅페이스’에 2억3500만 달러를 투자하며 기업 가치를 45억 달러로 평가한 일이 있다. 지난 24일 미국 경제매체 CNBC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 세일즈포스, AMD, 인텔, IBM, 퀄컴도 이 투자에 참여했다. 오픈AI 같은 AI 스타트업은 자체 개발한 기술의 세부 정보를 영업기밀로 보호하지만, 허깅페이스는 개발자가 AI 모델, 코드, 데이터 세트를 쉽게 공유하고 오픈소스 모델을 간편 실행하는 플랫폼을 제공해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여러 빅테크 기업이 허깅페이스에 투자한 이유는 AI 분야에 투자하는 이들 기업의 AI 부서 직원들이 허깅페이스에서 제공하는 기술과 도구를 쓰고 있거나 쓰려고 하기 때문이다. 단일 기업이 자체 조달로 한계가 있는 AI 모델, 기술 개발용 도구를 허깅페이스가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개발자를 위한 코드 편집기, 소스코드와 프로젝트 관리 플랫폼을 핵심 제품으로 보유한 MS는 투자자 목록에 빠졌다.

허깅페이스는 자사 플랫폼에서 서로 다른 AI 모델 50만개와 데이터 세트 25만종, 유료 고객 1만곳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외 빅테크 기업부터 AI 스타트업까지 상당수 기술 기업이 오픈소스 기술 기반 AI 모델을 이 회사 플랫폼에서 구동하고 운영한다. 클레멘트 딜랑그 허깅페이스 최고경영자는 “5년 안에 AI 개발자가 1억명이 될 텐데 그들 모두 허깅페이스를 매일 종일 쓴다면 우리는 탄탄한 입지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MS는 내년 상반기까지 공격적인 AI 분야 투자를 지속한다. 지난 7월 25일 2023 회계연도 4분기(2023년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2024 회계연도 1년 동안, 즉 올해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MS의 자본 지출이 매 분기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AI를 지원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신축에 따른 것이다. MS의 자본 지출은 이미 회계 3분기(2023년 1분기) 78억 달러에서 회계 4분기 107억 달러로 급증했는데 그 배경도 AI 구동을 위한 데이터센터 구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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