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는 AI가 전화도 대신 받아줄까... SKT 에이닷 '통화요약' 써보니

통화 녹음 분석해 통화 상대방과 대화 내용 자동으로 정리

녹음본 전체 다시 들을 필요 없어 업무 효율성 향상 기대

SKT, AI 기반 전화 대신 받기 등 서비스 지속 강화 계획

SKT의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에이닷' 대표 이미지 [사진=SKT]

통화녹음은 오늘날 젊은 세대 직장인에게 필수적인 스마트폰 기능이다. 업무 관련 소통에서 정확한 내용을 기록할 수 있고, 직장 내 갑질 등 부당한 대우를 당할 때도 증거를 남겨 방어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녹음한 내용을 정리하기 위해선 통화 내용 전체를 재생해 들어야 한다. 짧은 통화내용을 회의록처럼 정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하지만 통화가 길어지면 중요한 대화가 언제 오갔는지 찾는 것부터 고역이다.

SK텔레콤(SKT)의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 에이닷(A.)에 추가된 '에이닷 통화요약' 기능은 이러한 직장인에게 유용한 서비스다. 이달 1일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된 이 기능은 통화 내용을 텍스트로 자동 변환하고, 중요한 내용을 요약해 준다.

에이닷 앱은 가입한 이동통신사와 관계없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설치할 수 있는 무료 앱이다. 기존에는 AI를 기반으로 대화, 콘텐츠 추천, 사진 자동 편집 등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여기에 AI 기반 통화 요약 서비스가 추가되면서, 직장인 업무는 물론 일상생활에도 유용한 서비스로 변모했다.

에이닷 통화요약은 삼성전화, T전화 등 기본 전화 앱에 있는 녹음 기능과 연동하고, 통화가 끝나면 녹음 파일을 텍스트로 정리해 준다. 전화 앱 설정에서 자동녹음을 켜두면 매번 통화할 때마다 녹음 버튼을 누를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각 통화 기록에는 내용에 맞춰 'ㅇㅇㅇ과의 점심 약속 대화' 같은 제목이 자동으로 붙는다. 정리한 대화에는 자주 언급된 내용을 파악해 해당 키워드로 해시태그가 자동으로 달려, 주제별 통화 내역을 모아서 확인할 수도 있다

대화 중에 특정 날짜가 나온다면 AI가 이를 인식해 '캘린더 등록하기' 등의 추가 기능을 추천한다. 에이닷 앱 내 캘린더에 이를 직접 등록할 수도 있고, 기본 일정 앱이나 아웃룩 등 외부 앱으로 내용을 보낼 수도 있다. 날짜 외에도 전화번호, 계좌번호, 주소, 이메일 등 중요한 정보는 이러한 방식으로 다시 상기하도록 해준다.

이러한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선 에이닷 앱에 주소록, 전화 등에 대한 접근권한을 부여하고, 기본 음성인식 비서 앱(디바이스 도우미 앱)을 에이닷으로 설정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이 번거롭지는 않다. 에이닷 앱을 실행하고 '메뉴' 항목에서 통화요약을 실행하면 단계별로 무엇을 어떻게 설정하는지 안내해 준다.

SKT는 에이닷에는 올해 하반기 AI 기반 '업무 추천'과 '전화 대신 받기' 기능이 도입된다. 통화 내용을 인식해 이메일 발송 등 업무를 추천하거나, 전화를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생성형 AI가 자동으로 응대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예상된다. 향후에는 에이닷 서비스를 일상생활을 위한 첫 관문(서비스 포털)으로 강화하고, 이와 연계한 서비스 시장을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현재 통화요약 기능은 통화 품질이나 사용자 발음 정확도에 따라 텍스트 변환 정확도도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상대의 발화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이 말을 하면 발화자를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자신이 대화 당사자이기 때문에 잘못 인식된 내용을 보완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지만, 정확한 기록을 위해 인식 정확도도 조금 더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