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에 성장한 운용사, 상반기 점검] 지속되는 펀드 자금유출, 주식형에서만 1조 '엑소더스'… 승부처는 ETF·퇴직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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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3-07-11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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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F 성장에 펀드 부진… MMF·채권형만 선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산운용사의 전통적인 먹거리였던 주식형 펀드가 부진하다. 단기 급등한 증시에 대한 관망세가 짙어지는 가운데 리테일 수요가 상장지수펀드(ETF)에 흡수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운용사들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ETF 산업에 집중하며 퇴직연금 자금 유치를 통해 순자산 규모(AUM)를 확대할 방침이다.

11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상반기에 머니마켓펀드(MMF)와 채권형을 제외한 대부분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국내 주식형에서 7144억원, 해외 주식형에서 5603억원이 순유출됐다. 주식형에서만 설정액이 1조2747억원 감소한 것이다. 이 밖에도 국내 혼합형에서 1조1558억원, 해외 혼합형에서 설정액이 2499억원 감소했다. 대체형은 국내가 -1178억원, 해외가 -4161억원을 기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펀드의 부진은 ETF에 성장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1조원 넘게 설정액이 감소한 주식형 펀드와 달리 주식형으로 분류되는 ETF들은 대부분 설정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주식형 ETF의 상반기 설정액 증가 규모는 △섹터형 2137억원 △그룹주 399억원 △테마형 256억원 등이다. 채권형 ETF 설정액도 9조1550억원 증가하면서 1조6205억원 규모인 국내외 채권형 펀드 설정액 증가 폭을 5배 이상 웃돌았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ETF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공모펀드의 역할을 ETF가 점차 대체하고 있다"며 "투자자 수요에 맞는 ETF를 제때 구비하지 못하면 공모펀드 자금을 타사 ETF에 뺏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산운용사들은 ETF 수요 강화에 대응하는 한편 퇴직연금 시장 개척에도 역량을 쏟을 예정이다.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도입되면서 개인 은퇴자금이 자산운용업계로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대형 운용사들은 이미 타깃데이트펀드(TDF) 등 출시를 마치고 점유율 확대 경쟁을 벌이고 있으고 중소형 운용사들도 퇴직연금을 담을 수 있는 펀드 출시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일 기준 TDF 점유율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41%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삼성자산운용(19%)과 KB자산운용(12%), 한국투자신탁운용(11%) 등이 점유율 10%를 상회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MMF 등 단기자금과 ETF에 대한 자금 유입은 하반기에도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며 "디폴트옵션의 본격 도입으로 TDF를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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