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줄어도···'빚 내서 빚 갚는' 취약차주 대출 1.2조 '껑충'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박성준 기자
입력 2023-07-03 14:3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한은 가계대출 현황 분석···취약차주 대출잔액 93.6조→94.8조

  • 연체율도 0.2%p 올라···취약차주 중심 대출 건전성 악화 지속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로 가계대출이 내리막길을 걸었으나 취약 차주는 빚이 되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런 취약 차주들은 금리가 급등하는 시기에 경제력이 약해지면서 대출 상환 능력이 크게 약화됐고 어려운 상황에 내몰린 차주들은 빚을 내 빚을 갚는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3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취약 차주 대출 잔액은 94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 93조6000억원과 비교해 1조2000억원 불어난 것이다. 취약 차주 1인당 대출 잔액으로 보면 같은 기간 7495만원에서 7582만원으로 87만원 늘었다. 한은은 세 곳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7~10등급) 또는 저소득(하위 30%)인 대출자를 취약 차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가계대출 전체 잔액이 줄어드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1845조3000억원을 기록해 1년 전(1869조7000억원)보다 24조4000억원 감소했다. 1인당 평균 잔액도 같은 기간 9376만원에서 9334만원으로 42만원 줄었다.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대출금리가 상승한 데 따라 우선 빚부터 갚자는 현상이 두드러진 것이다.

이렇듯 전체 가계대출을 줄어드는 가운데 취약 차주 대출은 불어나면서 건전성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0.7%를 기록해 1년 전(0.5%)보다 0.2%포인트 뛰었다. 이런 가계대출 연체율은 전 연령대에서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30대 이하 청년층은 지난해 1분기 0.4%에서 올해 1분기 0.6%로 1년 새 0.2%포인트 확대됐다. 40대와 50대는 같은 기간 0.5%에서 0.7%로 0.2%포인트, 60대 이상은 0.6%에서 0.9%로 0.3%포인트 뛰었다.

한은은 지난달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최근 늘어난 가계대출 연체채권은 취약 차주에서 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은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발생한 신규 연체 차주와 신규 연체 잔액 중 취약 차주는 58.8%, 62.8%를 차지했다. 이런 신규 연체 취약 차주 가운데 39.5%는 새로 늘어난 빚이 연간 소득보다 더 많아 연체 채권이 고스란히 고정이하여신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한은은 "취약 차주와 비은행금융기관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연체가 늘어날 수 있어 가계대출 연체율도 당분간 상승할 것"이라면서 "특히 2020∼2021년 중 저금리 환경, 정책 지원 조치로 잠재돼 있던 가계대출 부실이 현재화하고 누적돼 금융기관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