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n Trend] 공공용 민간클라우드 계약 4배 급성장...대기업 쏠림은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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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3-07-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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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업들, 전년 대비 계약 건당 6배 금액에 공급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상반기 국가·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민간 기업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과 관리 △소프트웨어 서비스 사용 등에 작년 상반기보다 4배 이상 더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민간 기업 투자 중 상당수가 대기업으로 쏠려, 중소 중견 기업 프로그램 사용을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서비스 이용지원시스템’에 집계된 2023년 상반기 공공 부문 디지털서비스 도입 계약 금액은 총 1447억6509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2.9% 증가했다.

이 기간에 집계된 계약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9.1% 감소한 221건이다. 계약 건수가 준 만큼 건당 평균 금액이 더 커졌다. 계약 건당 평균 금액이 6억5505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4.0% 증가했다. 특히 대기업은 전년 동기 대비 6배 이상에 이르는 계약 건당 금액으로 공급 계약을 체결해 공공 부문 민간 클라우드 전환 시장을 주도했다.

공공 부문의 예산 집행이 하반기에 더 집중되는 경향을 감안한다면 올해 전체 디지털서비스 도입 규모는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2022년 전체 공공 부문 디지털서비스 계약 금액은 848억9042만원으로 집계됐다. 기간별 계약 금액 비율을 보면 상반기에 41.3%(350억원), 하반기에 58.7%(498억원)가 체결됐다. 이 비율이 올해도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2023년 하반기 계약 금액은 2057억원, 연간 계약 금액 규모는 3505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클라우드 등 신기술, 2020년 시행한 전문계약제도로 공공 시장 진출 확대

디지털서비스 이용지원시스템은 디지털 신기술 확산을 위해 2020년 10월 시행한 ‘디지털서비스 전문계약제도’에 따라 국가·공공기관과 지자체가 디지털서비스를 도입한 전체 현황을 보여준다. 민간 기업이 개발하고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또는 클라우드 기반 융합 서비스 가운데 심사위원회를 통해 선정된 클라우드, 인공지능(AI), 업무·협업 소프트웨어, 화상회의·원격수업 솔루션 등이 디지털서비스로 이용지원시스템에 등록된다.

디지털서비스 전문계약제도 시행 이전에는 민간 클라우드·융합 서비스 계약이 일반 경쟁 입찰 형태로만 진행됐다. 정부 조달 절차상 일반 경쟁 입찰 방식은 제안 단계부터 검토를 거쳐 계약을 체결하기까지 몇 달이 걸린다.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기관이나 지자체가 수요를 파악한 시점부터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시점까지는 더 긴 기간이 소요된다. 이는 디지털서비스를 원하는 기관이나 여기에 서비스를 공급하려는 기업에 모두 불리했다.

디지털서비스 전문계약제도는 조달 절차를 간소화해 디지털서비스를 활용하려는 기관과 지자체가 민간 기업과 ‘수의계약’을 맺거나 디지털서비스 거래에 유연한 계약기간과 조건을 적용할 수 있는 ‘카탈로그계약’을 허용한다. 이러한 디지털서비스 도입 사례는 계약 유형, 수요 기관, 공급 기업과 품목, 금액, 납품 기간 등 전반적인 정보가 디지털서비스 이용지원시스템에 등재되고, 공급 기업은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으로 분류된다.

대기업으로 분류된 기업 가운데 △네이버클라우드 △KT클라우드 △삼성SDS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이 자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서비스형 인프라(IaaS)와 협업 솔루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가상 PC 솔루션인 서비스형 데스크톱(DaaS) 등을 직접 제공한다.

△LG CNS △CJ올리브네트웍스 △SK쉴더스 △롯데정보통신 △디케이테크인 등은 네이버클라우드, NHN클라우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의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을 중개한다.

기업용 업무 솔루션 기업 △더존비즈온 △가비아 △NHN두레이,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기업인 △메가존클라우드, IT서비스 기업인 △GS ITM △클로잇, 정보보안 기업 △안랩 등이 디지털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견 기업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직접 개발한 업무·협업 솔루션 SaaS를 직접 공급하거나 네이버·KT·삼성·카카오 등의 IaaS 공급을 중개하고 이를 도입하는 기관을 위한 컨설팅·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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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디지털서비스 공급 가장 활발…성장세는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 순

전문계약제도 시행 4년 차인 올해 상반기 들어 이를 통해 디지털서비스를 이용하는 기관과 공급하는 기업 간 계약이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 제도 시행 첫해(2020년 10~12월)에는 계약 실적(2건, 2033만원))이 미미했지만 이듬해인 2021년 한 해 동안 계약 228건이 체결됐고 금액 규모는 1242억3646만원을 기록했다. 정권 교체로 예산 집행이 위축된 2022년 계약 금액 규모는 848억9042만원에 그쳤지만, 계약 건수는 339건으로 집계됐다.

2023년 상반기 공공 부문 디지털서비스 계약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6개월 단위로 보더라도 역대 최대 실적이다.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으로 분류되는 기업들이 이러한 경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중견기업이 체결한 계약 건수는 전체의 34.8%(77건)였고, 계약 금액 비중은 90.2%(1306억원)에 달했다. 중소기업은 계약 건수로 65.2%(144건)를 차지했는데 금액 비중이 전체의 9.8%(141억원)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 대비 계약 규모 증가 수준도 디지털서비스를 공급하는 기업의 덩치에 따라 차이가 컸다. 2023년 상반기 대기업 공급 계약 금액은 649억3422만원으로 2022년 상반기보다 505.4% 증가했다. 중견기업 공급 계약 금액은 656억9605만원으로 작년보다 289.1% 늘었다. 이렇게 대기업이 여섯 배 이상, 중견기업이 네 배 가까이 거래 규모를 키우는 동안 중소기업 공급 계약 금액은 89.7% 증가한 141억3482만원에 그쳤다. 이용지원시스템에 등록된 중소기업은 250개로 대기업(42개)과 중견기업(61개)을 합한 수의 두 배 이상이다.

◆대기업 공급 쏠림 여전…클라우드 지원서비스·IaaS 위주 이용 경향 개선 필요

이용지원시스템이 집계하는 계약 건수와 규모는 전반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공공 부문의 디지털서비스 소비가 일부 공급 기업과 유형에 쏠린 경향이 짙다. NHN이 2020년 말 수주한 광주 국가AI데이터센터 사업처럼 기업이 기관을 위한 물리적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클라우드와 물리적 인프라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디지털서비스를 공급하는 사업에 참여한 성과는 이용지원시스템을 통해 파악하기 어렵다는 제약도 있다.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는 네이버클라우드가 이용지원시스템에 집계된 계약 금액 기준으로도 공공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올 상반기 14건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금액 기준 493억4108만원 규모로 전체 계약 금액의 34.1%에 해당한다. 같은 시기 NHN클라우드 계약 금액은 52억4183만원, 가비아 계약 금액은 4억3117만원으로 나타났다.

공공 시장은 전문계약제도 시행 초기부터 네이버클라우드의 독무대였다. 제도 시행 10개월 경과 시점(2021년 7월 14일 기준) 공공 클라우드 시장 누적 계약 금액은 1091억1000만원이었는데, 그중 네이버클라우드가 체결한 계약 금액이 97.6%(1065억3800만원)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KT, NHN, 가비아 등 경쟁사 계약 금액 비중은 2.3%에 불과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자사 클라우드의 보안·AI 기술력이 경쟁 우위 요소라고 주장했다.

특정 사업자에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계약이 집중되는 경향은 과거보다 완화했다. 하지만 계약 금액 단가가 높은 대규모 수주 사례는 여전히 주로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공급 기업을 통해 발생한다. 올해 상반기 네이버클라우드보다 적은 계약 금액을 기록한 NHN클라우드의 계약 건수는 19건으로 더 많았다. 삼성SDS는 상반기 단 한 건의 계약으로 NHN·가비아 등의 금액보다 많은 151억337만원어치를 공급했다.

상반기 디지털서비스 계약 금액을 서비스 유형별 비율로 나눠 보면 ‘클라우드 지원서비스’가 52.7%(762억원)로 가장 크고, ‘IaaS’가 45.8%(664억원)로 나머지 대부분을 차지한다. IaaS는 민간 기업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통해 가상 서버 등 정보시스템 자원을 이용하는 유형이다. 이는 기관이 자체 전산실에 서버를 두고 운영하는 정보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단순 이전할 때 필수로 쓰인다. 클라우드 지원서비스는 기존 정보시스템을 IaaS로 이전했거나 IaaS를 이용해 새로운 정보시스템을 구축한 이후 운영·관리 용역을 제공하는 유형이다.

작년 상반기 계약 금액 가운데 IaaS 유형의 비율이 71.1%였고 클라우드 지원서비스 비율이 20.9%였는데, 클라우드 지원서비스가 IaaS를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 IaaS 계약 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166.1% 증가하는 사이에 클라우드 지원서비스 계약 금액 규모는 10배 이상으로 커졌다. IaaS와 클라우드 지원서비스는 대부분 자체 데이터센터를 보유했거나 기술 인력 운용 규모가 큰 대기업·중견기업이 제공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모든 국가·공공기관 정보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 기조가 바뀐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클라우드 전환 수행을 각 부처의 자율에 맡기고 전환 완료 목표 시기를 2030년까지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안전부 주도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모든 공공 정보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것이 기존 방침이었는데, 클라우드 전환을 통한 정부 혁신 의지가 약해진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 상황이다.

하지만 산업계는 정부가 아직 ‘민간 클라우드 우선 도입’이라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고 ‘디지털플랫폼 정부’ 실현을 중점 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디지털서비스 전문계약제도 이용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한다.

윤동식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중앙정부가 (클라우드 기술을) 좀 더 많이 썼으면 좋겠다”면서 “AI를 이용하기 위해 수많은 데이터 저장 공간과 컴퓨팅 성능이 요구되는데 클라우드가 이를 충족하는 가장 적합한 플랫폼이기 때문에 AI 기술 활용도가 높아지면 클라우드 수요가 늘 것이란 전망에 동의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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