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스페셜] '문화·기술의 향연' 펼쳐질 항저우 아시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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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중국)=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3-06-18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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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선·나비·연꽃서 펼쳐질 '문화·기술의 향연'

  • 공식스폰서 지리車···자율주행차 2000대 투입

  • G20 이어 아시안게임…글로벌 도약하는 항저우

항저우아시안게임 e스포츠 경기장 [사진=항저우 궁슈구 미디어중심]

전기 없이 햇빛만으로 실내를 밝히는 친환경 조명, 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 주경기장까지 운행하는 자율주행차, 항저우 명물 시후(西湖) 연꽃을 형상화한 테니스구장….
 
항저우 아시안게임 100일을 앞두고 지난 15일 찾은 중국 저장성 항저우. 우리에겐 '알리바바의 도시'로 알려진 이곳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추구하는 친환경·스마트·문화 역사적 요소를 체감할 수 있었다.
 
우주선·나비·연꽃서 펼쳐질 ‘문화·기술의 향연’
이날 제일 먼저 방문한 우주선 모양의 거대한 e스포츠 경기장. 9월 아시안게임 때 이곳서 왕자영요(글로벌 버전), 도타2, 몽삼국2, 피파온라인4, 리그오브레전드(LoL),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등의 열띤 게임 경기가 펼쳐진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됐다. 

경기장은 고대 진시황이 사냥 도중 휴식을 취한 곳이라 해서 붙여진 자오시후(詔息湖)를 둘러싼 거대한 생태공원에 자리 잡고 있다. 축구장 1.7배 크기의 총 면적 1만3000㎡(약 3900평)에 4500명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이 경기장을 짓는 데 들인 액수만 13억1000만 위안이다.

중국 항저우 궁슈구에 위치한 항저우 e스포츠 경기장 내부. [사진=배인선 기자]

경기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중앙에 설치된 거대한 스크린이 눈에 띈다. 동서남북 하나씩, 각 코너마다 하나씩 총 8개 스크린으로 이뤄진 게임 화면 면적만 총 220㎡다. 경기장 어디에서든 사각지대 없이 관중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

경기장 내 음향·스크린 등 장비는 텅쉰(텐센트), 왕이(넷이즈), 완메이스제(퍼펙트월드) 등 중국 유명 게임회사와 업계 종사자들로부터 직접 컨설팅을 받아 설치했다. 추훙 항저우 e스포츠 경기센터 의전 담당자는 "장내 음파의 울림을 막고 음향 효과를 집중시킬 수 있는 방음 자재와 저주파 대역 성능을 강화한 생생한 사운드 설비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e스포츠 경기 특성상 전력 소모가 많은 만큼 에너지 절약에도 집중했다.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항저우는 9월에도 한낮 평균 기온이 28℃에 달할 정도로 더운 편이다. 이에 좌석 밑마다 특수 환풍구를 설치해 실내 공기 순환을 촉진하고, 유리창은 태양열에 따라 색이 보라색으로 변할 뿐만 아니라 열 차단 기능을 가지고 있어 냉방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공식스폰서 지리車···자율주행차 2000대 투입

항저우 아시안게임 테니스구장. 개폐식 지붕으로 이뤄진 이 경기장은 지붕이 열릴 때 마치 연꽃이 피어오르는 모습과 같다고 해서 '작은 연꽃'이란 별명이 붙었다. [사진=배인선 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또 하나의 테마 경기장은 바로 연꽃 모양의 테니스구장이다. 바로 옆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은 큰 연꽃, 테니스구장은 작은 연꽃이라 불린다. 개폐형 지붕을 갖춘 경기장으로, 지붕이 열릴 때 마치 연꽃이 피어나는 모습과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

그 옆에는 나비 양 날개 모양을 형상화한 체육관과 수영관이 자리 잡고 있다. 항저우 시후를 배경으로 한 '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엣', 양산백과 축영대의 스토리를 담았다. 사랑을 이루지 못한 두 남녀의 영혼이 결국엔 나비가 되어 하늘로 날아가는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체육관과 수영장. 서로 이어진 두 경기장은 나비의 양 날개를 형상화했다. [사진=배인선 기자]

경기장 실내에는 전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램프 127개가 달렸다. 지붕에 설치한 채광창에서 수집한 태양광을 실내로 끌어와 일상용 조명으로 사용함으로써 10만 킬로와트(kW) 전기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시안게임 기간 농구 경기가 열리는 이곳은 바닥에 제빙 기능도 갖춰 60~80시간이면 아이스하키 경기장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모두 1만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곳은 평소에 콘서트, 신차 발표회 같은 행사장으로도 쓰이고 있다.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에서 선수촌까지 약 5km 거리를 오가며 선수들을 실어나르기 위해 지리자동차의 자율주행차가 투입된다. 지리자동차는 항저우에 본사를 둔 중국 완성차기업으로, 이번에 항저우 아시안게임 첫 공식 스폰서로 지정됐다. 중국 완성차 브랜드로는 최초로 국제 스포츠경기대회 스폰서로 채택된 것이다.

지리자동차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위해 고급차 브랜드 링크앤코·지커 등 브랜드 차량 2000여대를 공급한다. 구원치 지리차 아시안게임 홍보 책임자는 "자율주행차 성능을 높이기 위해 이미 9개 고정밀 지리정보(GPS) 위성도 우주에 쏘아올렸다"고 말했다.  
 
G20 이어 아시안게임으로 글로벌화 도약하는 항저우

항저우 시내에 위치한 항저우 아시안게임 공식 기념품 상점. [사진=배인선 기자]

항저우 시내 곳곳은 석 달 앞으로 다가온 아시안게임을 위한 꽃단장이 한창이다.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 건물 외벽, 도로 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광고 전광판과 마스코트로 장식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공식 마스코트는 '천천(宸宸)', '충충(琮琮)', '롄롄(蓮蓮)'이다. 인간도 동물도 아닌 로봇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천천’은 베이징과 항저우를 잇는 대운하의 명칭이며, ‘충충’은 항저우시에서 발굴된 신석기 시대 량주 유적을,  ‘롄롄’은 항저우 ‘서호’로 연잎으로 가득 찬 호수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항저우의 역사·문화를 입힌 로봇을 마스코트로 지정한 것은 역사·문화의 본고장이자, 알리바바·지리자동차 등과 같은 하이테크 기업을 보유한 항저우의 경쟁력을 과시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우신 항저우시 선전부 대외교류처 처장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세계 각국 매체, 대사관, 정부 관료, 기업인이 항저우를 찾고 있다"며 "주요 20개국(G20)으로 항저우 도시를 전 세계에 알렸다면, 아시안게임은 항저우의 글로벌 도약을 위한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중국이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세 번째로 개최하는 하계 아시안게임이다. 당초 지난해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한 해 미뤄졌다. 한국과 일본, 인도를 비롯해 총 45개국이 참가할 예정이며, 총 40개 종목·482개 경기가 펼쳐진다. 항저우와 인근 닝보, 원저우, 진화, 사오싱, 후저우 등 6개 도시에서 분산 개최되며 각 도시를 운행하는 전용 지하철도 개통했다. 

항저우 시내 곳곳은 항저우아시안게임 마스코트로 장식됐다. [사진=배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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