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복장도 따로 가져왔어요"..'U-20 4강전' 7개월 만에 광화문에 모여든 거리응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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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언 기자
입력 2023-06-0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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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전 거리 응원 [사진=연합뉴스]

"축구팀 응원하다가 출근하려고 출근 복장도 따로 챙겨왔어요. 오랜만에 나온 거리응원인 데다 같이 응원하러 나온 분들도 많아서 새벽 일찍 나왔는데도 피곤한 느낌이 하나도 들지 않네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결승전이 열린 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오전 5시부터 태극전사를 응원하는 인파가 몰려 열띤 응원을 펼쳤다. 지난해 11월 카타르 월드컵 16강 브라질전 이후 7개월 만에 광화문 광장을 붉은 티셔츠를 입은 축구 팬들이 채웠다. 

거리응원을 앞두고 서울시는 광화문 광장에서 거리응원이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게 행정지원에 나섰다. 현장에는 종합상황실을 설치해 비상 상황에 대비했다. 시, 구청, 경찰, 소방, 서울교통공사 인원 181명과 주최 측 안전인력 114명 총 295명이 투입돼 안전 관리를 위한 비상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이날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FIFA U-20 월드컵 4강전에서 결승행 티켓을 놓고 이탈리아와 맞붙었다.

한국은 이영준(김천)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내세운 4-2-3-1 전형을 전략으로 내세웠다. 선발 골키퍼는 김준홍(김천)이 맡고 △2선에 배준호(대전), 이승원, 김용학(포르티모넨스) △중원에 강상윤(전북), 박현빈(인천) △수비에 조영광(서울), 최석현(단국대), 김지수(성남), 최예훈(부산)이 출전했다.

이날 전반 14분 이탈리아에서 선제골을 넣자 응원단에서도 탄식이 터져나왔다. 리카르도 투리키아의 땅볼 크로스를 받은 체사레 카사데이가 이를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때려 골을 만들어냈다.

축구 팬들의 응원 소리는 더욱 커졌다. 이들은 "승리" 구호를 외치며 태극 전사를 응원했다. 곧바로 전반 23분 한국의 이승원이 페널티킥으로 동점을 만들어내자 광화문 광장에 팬들의 환호성이 울렸다. 'KOREA'가 적힌 깃발을 흔들거나 같이 온 일행과 부둥켜 안는 팬들도 있었다.

전반전이 끝나자 일부 팬들은 출근을 하기 위해 광화문 광장 자리를 떠났다. 이들은 입고 있던 붉은 옷을 벗고 하얀색 셔츠로 갈아 입은 뒤 지하철 광화문역으로 향했다.

후반에도 이승원이 위력적인 오른발 중거리포를 날리거나, 왼쪽을 돌파한 배준호의 공을 넘겨 받은 이영준이 강력한 슈팅을 날리는 등 한국이 역전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광화문역으로 출근한 까만색 정장을 입은 직장인들도 하나둘씩 모여 서서 응원 열기를 더했다. 하지만 결국 후반 41분 이탈리아가 먼저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6분의 연장 시간이 주어지자 축구 팬들도 두 손을 모으고 초조한 모습으로 중계 화면을 지켜봤지만 한국은 더 이상의 추가골을 만들지 못하고 2대1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아쉬운 마음에 축구 팬들도 얼굴을 감싸쥐었다.

이날 많은 인파가 광화문 광장에 모였지만 대체적으로 질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축구 경기가 끝나는 시간이 출근 시간대와 겹쳐 인파가 몰려 사고 발생을 우려한 시에서 행사 종료 후 시민 귀가를 지원하기 위한 교통대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시는 지하철 역사 질서가 유지될 수 있도록 인근의 종각역(1호선), 광화문역(5호선), 경복궁역(3호선) 역사에 안전인력을 평소보다 16명 증원한 25명을 배치했다.

시내버스는 광화문 일대를 운행하는 46개 노선을 대상으로 오전 시간대 집중 배차시간을 오전 7시부터 오전 9시 30분까지로 평소 대비 30분 연장했다.

스타트업 회사에서 근무한다는 A씨(34)는 "회사가 자율출퇴근제라 출근 전 회사 동료들과 다같이 거리응원을 나왔다. 이제 함께 회사로 출근할 예정"이라며 "거리응원을 나오기 전에 지난해 '이태원 참사' 등의 상황이 우려됐지만 생각보다 시에서 미리 대비를 잘 해주었고 같이 응원한 시민들도 서로 안전을 지키려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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