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 속 이복현 1년] 1년간 접점 넓히고 불공정거래 검사 강화… 사전예방적 감독 강화는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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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3-06-0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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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 하는 이복현 금감원장
    (서울=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취임 1주년 출입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6.4 [금융감독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2023-06-04 1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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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일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취임 1주년 출입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취임 1년을 맞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남은 과제로는 사전예방적 감독 강화가 제기된다. 업권과 접점을 넓히는 한편 불공정거래 검사를 강화하는 등 시장 공정성을 바로 세우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지만 당초 예고했던 사전예방적 조치보다는 사후징벌적 조치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차액결제거래(CFD)를 활용한 불공정거래 문제가 취임 1주년을 앞두고 불거지면서 예견됐던 악재도 막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원장은 7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최초의 검사 출신 금감원장인 그는 역대 원장 대비 격랑의 1년을 보냈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75bp(1bp=0.01%포인트) 인상,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역대 원장들은 하나도 경험하기 힘들었던 굵직한 금융투자업계 사건·사고를 헤쳐왔다.

이 원장의 성과 가운데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요소는 소통이다. 증시 변동성 확대와 글로벌 금융 리스크 대두, 불공정거래 사건 발생 등 대내외적인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이 원장은 신속하게 시장에 신호를 보냈다. 그는 올해 들어서만 6차례 임원회의 당부사항을 통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와 레버리지 투자 피해 예방 강화, 불공정거래 단속·처벌 등을 주문했다.

유관기관과 금융업권 등 업계와 접점을 확대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이 원장은 취임 이후 금융권과 유관기관 간담회를 78회 소화했다. 그 덕분에 그는 재임 기간 중 현장 소통이 가장 많았던 금감원장으로 꼽힌다.

불공정거래 사건에 대한 신속한 대응도 주요 성과다. 이 원장이 취임한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가지 패스트트랙으로 검찰에 이첩된 사건은 총 25건에 달한다. 직전 1년 수치가 5건 미만임을 감안하면 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불공정거래 사건 처리 건수도 67건에서 136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다만 사전예방적 감독보다 사후적 검사가 강화되고 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이 원장은 취임 전부터 금감원 기능이 예방적 감독보다 사후적 검사로 치우칠 것이라는 우려를 받았다. 취임식에서도 시장 교란에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겠다고 강조하는 등 관리·감독보다는 검사·처벌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원장은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취임 1개월여를 맞은 지난해 6월 28일에는 증권사·자산운용사 CEO들을 만나 "불공정거래에 대해 사전예방적 검사를 통해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우려는 현실이었다. 이 원장 취임 이후 금감원의 감독 대부분이 검사와 처벌에 집중되면서 사전예방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FD 주가 급락 사태는 전문투자자 규제 완화에서 비롯된 만큼 기존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결이 유사한 사건"이라며 "장기간에 걸쳐 주가를 조작하는 신종 수법이었다지만 금감원이 사전예방적 감독에 초점을 맞췄다면 사전에 적발할 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무리한 검사 과정도 금융투자업계 반발을 사는 요소다. 앞서 금감원은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를 차명투자 혐의로 검사했으나 결국 관련 혐의 입증에 실패했다. 다른 자산운용사들에 대해서도 특수관계인의 펀드 출자를 '책임투자'가 아닌 '불공정 관행'으로 보고 검사를 진행했거나 진행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 원장 취임 이후 새로운 검사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기보다는 기존 관례들을 무리하게 불법행위라고 지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사후적인 검사보다는 사전예방적 감독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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