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서 단타족이 사라졌다…집값 바닥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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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현 기자
입력 2023-06-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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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사진=연합뉴스]


서울에서 아파트와 같은 집합건물을 3년 이내에 되파는 일명 '부동산 단타족' 비중이 올 들어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타족은 부동산 침체기에는 투매를 일으켜 가격 하락을 부추기지만 반등기에는 그 반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들의 움직임은 부동산 변곡점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지난해에는 매매가 하락과 금리 인상 여파로 부동산을 단기간 소유한 후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많았지만, 올해 들어 세금 완화와 집값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집 매도를 늦추는 다주택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집합건물(아파트·다세대·연립주택·오피스텔 등) 매도자 3837명 가운데 3년 이내에 되판 경우는 937건으로 전체의 24.4%를 차지했다. 보유 기간이 3년 이내인 매도인 비중은 지난해 12월 27%에서 올해 1월 26.5%, 2월 26.1%, 3월 25.8%로 4개월 연속 줄었다. 

집합건물을 1년 이내에 되파는 '초단타' 비율도 감소세다. 보유 기간이 1년 이내인 매도 건수는 4월 기준 3.7%(142건)다. 지난해 12월 6.4%에서 1월과 2월 5% 후반대로 감소한 뒤 3월에는 4%대(4.1%)까지 비중이 줄었다. 4개월 만에 절반 가까이 감소한 셈이다.

부동산 단타족 비중이 줄어드는 원인은 우선 금리 인상이라는 가장 큰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 반등세가 강하게 올라오면서 주택 소유자 입장에서는 당장 집을 팔아야 하는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6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4% 상승세를 보였다. 전주(0.03%)에 1년여 만에 상승세를 보였던 서울은 강북권마저 하락세를 멈춘 보합권(0.00%)을 기록하면서 2주 연속 집값이 상승했다. 꾸준히 우상향 했던 기준금리도 지난해 11월 3.25%에서 1월 3.50%로 0.25%포인트 상승한 뒤 2·4·5월 3연속 동결됐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집값이 폭락할 때는 손실을 막기 위해서 집을 급하게 매도하는 패닉 셀(공포에 따른 매도)이 나타나지만, 지금은 그런 시기가 아니다"라며 "금리가 내리지는 않았지만, 동결이 되면서 시장에서 가장 큰 불확실성이 제거됐고 집값도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면서 하반기까지 기다려 보자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유세 등 세금 완화로 다주택자들의 부담이 줄어든 것도 부동산 단타족 비율이 줄어든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과거 단타족들은 양도세 비과세 기간이 끝난 시점에서 집을 팔고 갈아타는 경향이 컸다. 그러나 2주택자들의 경우 올해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중과세율(1.2~6.0%)을 폐지하고 일반세율(0.5~2.7%)을 적용하면서 집값 상승 기대에 더해 집을 더 오래 소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고준석 제이에듀 투자자문 대표는 "부동산 단타족들은 보유세 등을 감안하지만 올해 세제가 바뀌면서 보유세 부담이 덜해졌다"며 "보유세 부담이 줄어드는 와중에 집값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단타족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도 "집주인들이 가장 힘들었던 게 종부세였는데 올해 세율도 내려가고 공시가격도 내려가면서 보유세가 작년 대비 크게는 반 정도가 줄었다"며 "세금 부담이 줄어들고 집값도 저점을 찍고 다시 오를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기 때문에 굳이 급하게 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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