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證, 최소 6.5% 금리로 10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 재무건전성 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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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3-05-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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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등급에 고금리 어필… 시장조사 후 금리 산정

  • 발행 성공시 NCR 500% 수준… 업황 불황이 변수

[사진=현대차증권]


현대차증권이 10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다.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 고유 금리)에 30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고금리를 제시해 채무 상환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고 재무건전성을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적잖은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와 높은 중후순위 비중 등으로 인해 흥행 성공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오는 25일 1000억원 규모 무보증후순위사채에 대한 청약을 받는다. 상환기일은 2029년 5월 25일이고 별도 옵션은 없다. 현대차증권 신용등급은 AA-지만 후순위채이기 때문에 한 단계 강등된 A+ 등급으로 발행된다.

이번 후순위채에서 주목해야 하는 점은 금리다. 현대차증권은 청약 2영업일 전 민평금리에 300bp를 가산한 발행금리를 제시했다. 최소 금리로는 연 6.50%를 제공한다. 18일 오전 기준 AA-등급 회사채 금리가 4.109%임을 감안하면 시장금리 대비 200bp 이상 추가 금리를 제공하는 셈이다.

현대차증권이 높은 발행금리를 제시하는 까닭은 증권사 후순위채에 대한 시장 선호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후순위채는 상환 우선순위가 낮아 선순위채 대비 원금 안정성이 떨어지고 원리금 상환일이 도래했을 때 순자본비율 조건에 따라 상환이 미뤄질 수 있다. 개인투자자는 물론 기관도 섣불리 투자하기 어려운 채권이다.

A증권사 리테일채권 담당자는 "리테일 채널에서 증권사 후순위채가 판매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금리 조건이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실제 판매가 가능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귀띔했다.

B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현대차증권은 IB와 자산관리 부문에서 시장 지위가 우수하긴 하지만 PF 관련 우발채무가 많고 중후순위 비중도 높아 질적 위험이 존재한다"며 "증권업에 대한 부정적 업황과 높은 PF 익스포저 등을 고려하면 후순위채 편입을 추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증권이 흥행이 불투명한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배경에는 재무건전성 제고라는 노림수가 자리한다. 후순위채는 장기적으로 자본을 조달하는 특성 때문에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현대차증권이 이번 후순위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1분기 말 기준 438%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약 500% 수준으로 상승하게 된다. 증권사 재무건전성을 확인하는 지표인 NCR이 개선되면 IB 부문에서 적극적인 투자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다만 불투명한 흥행 가능성은 현대차증권이 극복해야 하는 과제다. 현대차증권은 높은 PF 익스포저로 인해 지난 3월 선순위채 발행을 시도했을 때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했다. 당시 모집액은 1000억원이었으나 주문액은 850억원에 그쳤다. 트렌치별로는 500억원을 모집한 2년물에 600억원이 몰렸지만 3년물(500억원) 주문액은 250억원에 불과했다. 올해 증권사 회사채 수요예측 중 첫 미매각이었다.

C증권사 채권 담당 애널리스트는 "최근 주식과 채권 모두 변동성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최소 6.5%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만큼 흥행 실패를 예단할 수는 없다"며 "현대차증권이 사전에 시장과 교감을 거쳐 금리를 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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