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한 준비로 글로벌 1위 수소경제 구축 젠걸음···생산 없는 생태계 구축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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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3-05-17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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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산·운반·저장 기술 분야는 취약

  • 그린수소 1kg 생산에 1만원 들어

  • 美는 2030년까지 1달러 목표로

우리나라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신속하게 수소 사회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 기업도 액화수소 생산을 본격 시작하는 등 수소 시장의 저변 확대에 동참하고 있다. 정부도 글로벌 최초로 수소경제법을 제정하고 관련 육성방안을 쏟아내고 있다.

다만 민관이 수소 모빌리티와 충전 인프라 구축 등 일부 권역에 너무 집중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선진국 대비 생산 관련 기술 개발이 더디다는 시각에서다. 자칫 국내 기술로 수소 생산을 못해 해외에서 생산된 수소를 수입하는 기형적인 생태계가 구축되지 않도록 핵심 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국 중에서 우리나라가 유독 수소산업의 잠재력에 주목해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실제 국내 정부는 2018년 수소 에너지를 '혁신성장을 위한 3대 전략투자 분야'로 선정했다. 이후 2020년 2월 글로벌 최초로 수소경제법을 제정하고, 2020년 7월 수소경제위원회를 도입하는 등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간에서도 SK E&S(인천), 두산에너빌리티(창원), 효성중공업(울산)은 연내 액화플랜트 준공을 통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연간 최대 4만t(톤)의 액화수소를 생산한다. 이에 따라 점차 수소 생산과 유통·운송 인프라와 시스템이 구체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최근 우리나라의 수소경제로의 전환이 수소 모빌리티나 충전 인프라 구축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실제 한국의 수소연료전지·모빌리티(수소차) 분야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생산·운반·저장 분야는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서는 수소 생산 기술이 고도화되지 않아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점이다. 수소경제의 친환경성을 위해서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 공급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국내 기술로는 생산 단가가 매우 높아 이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미국과 EU에서는 이 같은 기술이 큰 진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2030년 수소 가격을 지금보다 80% 낮춰 ㎏당 1달러에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독일에서도 천연가스를 통해 수소를 얻으면서도 대기 중에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기술을 상용화하고 있다. 아직 핵심기술에 대한 실마리를 잡지 못한 우리나라와는 큰 차이다.

이에 우리나라가 수소 생산 없이 생태계가 구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정부는 지난해 제5차 수소경제위원회를 통해 '새정부 수소경제 정책'을 발표하면서 2050년 수소사용량 2790만t 가운데 82%에 달하는 2290만t을 해외에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세계 1등 수소산업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동시에 수소 수입국이 되겠다고 자처한 상황이다.

이는 수소 모빌리티나 인프라 구축과 달리 생산 관련 정부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것과 연관이 크다. 신재생에너지핵심기술개발사업 정부 예산안은 1196억원에 불과하다. 수소전문기업 육성을 위한 지원 예산도 23억원 수준이다.

반면 미국은 최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도입으로 수소 인프라를 포함해 수소 생산, 수소차에 대한 신규 세액 공제 등 수소사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초당적인프라법(BIL)을 통해서 청정수소 허브 구축에 80억 달러와 수전해 기술개발에 10억 달러 등 합계 90억 달러(약 12조원) 이상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EU는 2030년까지 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 설비를 개발, 발전하는 데에만 약 420억 유로(약 59조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중장기적으로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풍력, 태양광 단지 건설에 2200~3400억 유로를 추가 투자한다.

수소 관련 전문가는 "수소경제 실현을 위해 핵심 기술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지금 우리 기술력으로 그린수소 1㎏ 생산하면 1만원가량의 비용이 드는데 미국은 1달러로 하겠다는 목표를 내놓는 등 생산기술 격차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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