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 익힌 구글 AI 챗봇 "독도는 한국 땅"…5행시는 이해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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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정 기자
입력 2023-05-1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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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 출시 1개월만에 한국어·일본어 추가 지원

  • 제시어로 '시 써줘' 명령에 뚝딱…완성도는 부족

  • '독도 주권' 영어로 묻자 '유엔·미국' 기준 답변

  • 구글 "계속 개선…지원 언어 40개로 확대 예정"

[사진=구글 바드 답변 화면 갈무리]


구글이 10일(현지시간) 연례 개발자 행사에서 전 세계에 공개한 인공지능(AI) 챗봇 '바드(bard)'가 한국어를 공식 지원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말로 '시인'을 뜻하는 이름을 내세운 이 챗봇은 1개월 전 처음 등장했을 때 오로지 영어로만 대화할 수 있었는데, 새로 지원 언어에 추가된 한국어의 글짓기 솜씨를 파악해 봤다.

일단 시 한 편을 작성하라고 해봤다. 기자가 "'따사로움, 얼음, 장미, 시간, 안경' 단어를 활용해 짧은 시 한 편 써줘"라고 하니 바드는 언뜻 그럴싸한 내용의 시를 써냈다. 의문점은 '따사로움'을 '따뜻함'으로 바꿔 포함시켰다는 거다. 시구 어미도 혼용해 사용했다.

바드가 써 낸 시는 다음과 같다. "안경을 쓰면 눈앞의 장미가 보입니다. 그들은 따뜻하고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또한 깨지기 쉽습니다. 얼음처럼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장미는 시들어 버렸습니다. 안경 너머로 내 마음이 찢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인상적인 글짓기 실력을 갖췄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제시어의 각 음절을 운자로 쓰는 행시(行詩) 개념도 이해하지 못했다. 바드에 "'안녕하세요'로 5행시 지어 줘"라고 요청하니 바드는 "네, 안녕하세요로 5행시입니다"라며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세요. 행복과 웃음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당신의 꿈이 모두 이뤄지기를 바랍니다"라고 했다. 마치 인사말과 같은 답변이었다.

민감한 영토 문제에는 어떻게 반응할까. 바드에 독도 소유 국가가 어딘지 물어봤다. 질문은 영어·한국어·일본어로 세 번 했는데, 처음엔 '독도'로, 그 다음엔 '다케시마' 표기를 넣었다.

"독도는 어느 나라 땅이야?" "다케시마는 어느 나라 땅이야?"라는 물음에 바드는 독도가 한국 영토라는 명확한 답을 내놨다. '다케시마'를 '독도'로 바꿔 답하는 센스도 발휘했다. "Which country does Dokdo(독도) belong to?" "独島(독도)はどこの国の領土?"에도 비슷한 답변이었다.

그러나 일본어·영어로 '다케시마'가 어느 나라 소유인지 묻자 다른 답변을 제공했다. 바드는 일본어 물음에 대해 (일본어로) "다케시마·독도는 일본해에 있는 작은 섬들의 그룹입니다. 일본과 한국은 모두 독도·다케시마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1905년에 독도·다케시마를 편입했지만, 이는 국제법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습니다. 한국은 1954년부터 독도·다케시마를 실효지배하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영어 물음에 대한 답변에는 한·일 독도 소유권 주장에 대한 유엔(UN)·미국의 입장도 포함됐다. 유엔은 한국이나 일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미국 역시 둘 중 어느 한 국가의 입장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구글 관계자는 "바드를 계속 개선함과 동시에 바드에 새로운 기능을 도입해 더 많은 이용자들이 직접 체험하고 피드백을 공유할 수 있게 만들려 한다"면서 "바드는 한국어·일본어를 비롯해 곧 지원 언어를 40개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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