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거품 빠진 가상화폐, 이젠 '눌러앉을' 시기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신근영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명예회장
입력 2023-05-12 00:0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신근영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명예회장[사진=아주경제DB]


2009년 탄생한 비트코인의 가격 변화를 보면 2010년 5월 22일 피자 한 판에 무려 1만개의 비트코인이 지급됐고(5월 22일을 '피자데이'라 부른다) 그 후 7년이 지난 2017년 3월 개당 1000달러 수준을 돌파한다. 그해 12월에는 2만 달러를 터치한 후 2019년 2월에는 개당 3400달러까지 폭락하지만 6월에 다시 1만 달러로 회복 후 1년 넘게 횡보를 거듭했다. 2020년 10월부터 다시 폭등하기 시작해 2021년 11월 무려 6만4400달러로 정점을 찍고 1년 만에 다시 1만6000달러까지 폭락한 후 가격은 점차 안정화해 현재 2만8000달러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롤러코스터 같은 비트코인 가격 변동은 툭 하면 터져 나왔던 거래소 해킹 사고의 영향이 컸으나 이제는 거래소 보안시스템 강화로 점차 전통 금융시장과 같이 안정됐다.

모든 산업의 거품 초기에는 투기에 따른 가격 불안정이 가장 큰 변동 요인인데 투기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 싶었던 작년 5월 테라·루나 사태가 터지며 시장 전체의 동반 폭락을 몰고 왔고 이 영향으로 수십억 달러의 투자자 피해를 낸 FTX 샘 뱅크먼의 실체가 드러났다.

그 후 비트코인은 점차 안정화하는 움직임을 보여 왔으며 최근 바이낸스의 비트코인 대규모 유출사건 등 작은 흔들림도 있지만 이는 큰 문제가 아닐 것으로 본다.

한편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안'이 지난달 26일 국회 정무위 의결을 통과하며 본격 제도권에 안착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통과된 법안은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투자자 보호를 위한 여러 의무를 부여하면서 고객예치금의 안정적인 예치의무와 신탁, 해킹, 전산장애 등에 대비한 보험과 공제 가입 그리고 적립금 규정 등을 강제하면서 주식 시장과 동일한 시세조정과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의 처벌 규정 등을 명문화했다.

5월 8일에는 한국은행이 일반 은행까지 연계된 상태에서 진행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모의 시스템 테스트가 무난히 마무리됐다고 발표하면서 본격 암호화폐가 제도권에 안착할 준비가 된 것으로 판단된다.

역사에서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신산업 태동에는 언제나 거품 생성과 투기 세력에 의한 대규모 피해자 양산 과정을 되풀이해 왔는데 암호화폐 시장 역시 피해자 사례가 충분히 확인됐고 이제 CBDC의 등장까지 임박했다는 사실은 암호화폐 시장 거품이 대부분 제거된 상태라 판단할 수 있다.

거품의 탄생과 소멸 과정에는 반드시 '투기 광풍'의 과정을 거치며 가격 변동성이 매우 높게 나타난다. 나만 이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에 앞뒤 가리지 않고 투기에 동참하는 이른바 포모(FOMO) 현상까지 겹치며 뒤늦게 뛰어든 개미들까지 모아둔 쌈짓돈을 털어 넣을 때가 대개 꼭지로 확인된다.

눈치 빠른 투자자들은 버블 붕괴를 피해 빠져나가고 시장은 이른바 티핑 포인트(갑자기 뒤집어지는 시점)를 지나며 폭락하게 되는데 이번 SG증권 사태와 같이 어느 누군가의 '갑작스런 매도로 촉발되는 매수자 실종사태'가 등장하며 시장은 붕괴되고 거품은 꺼진다.

지금이 암호화폐 거품이 대부분 꺼진 것인가 또는 아직도 터져야 할 거품이 남아 있는가 하는 판단을 해 본다면 필자는 아직 조금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는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토대를 단단히 다지는 고통의 과정이라고 얘기할 수 있으며 거품은 이미 대부분 사라졌다고 본다.

미국이 행여 암호화폐로 기축통화 달러의 위상에 문제가 생길까 하는 우려에 끊임없이 견제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이미 암호화폐 선진국으로 자리 잡은 미국 시장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변화를 수용하고 세계는 점차 암호화폐 생태계에 돌입할 것으로 판단한다.

암호화폐(특히 비트코인)는 인류에게 오프라인의 물리적 환경을 뛰어넘어 가상공간이라는 새로운 신세계 메타버스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핵심 자산이 된다.

웹2.0 기반의 온라인 세계에 블록체인이 등장해 디지털 코드에 불과한 가상의 기록물에 본격 자산(資産) 가치를 부여하기 시작했고 이미 전 세계 수많은 참여자가 인정하는 대체불가능토큰(NFT)과 같은 새로운 개념의 자산이 탄생했다. 메타버스와 웹3.0 신세계가 개화하면서 인류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산업과 새로운 문명의 물결을 접할 것이다.

암호화폐는 인류가 주식시장을 창조한 것보다 더 큰 신세계를 선물하고 무궁무진한 신산업의 개화로 이어질 것이다. 이미 24시간 365일 쉼 없이 거래되는 암호화폐 생태계는 세계 단일통화의 탄생을 가져오고 현재 한정된 투자자들만 참여하고 있는 주식시장의 한계를 뛰어넘어 누구나 실시간으로 언제 어디서나 사고 팔고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파트너인 찰리 멍거는 이렇게 말했다. "투자란 몇 군데 훌륭한 회사를 찾아내어 그저 엉덩이를 붙이고 눌러 앉아있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 이제는 회사 대신 암호화폐를 깔고 앉아 있어야 할 시기다.

웹3.0시대에 떠오를 '공유경제 관련 암호화폐'와 '탈중앙화 금융(DeFi) 산업 관련 암호화폐', 그리고 '데이터 개인 정보보호와 보안관련 암호화폐'를 추천하고 싶다. 이들 관련 암호화폐는 엉덩이를 붙이고 몇 년이고 기다릴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