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AI 반도체 부족, 네이버까지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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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3-04-2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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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퍼클로바X 공개 후 당분간 API 제공 어려워...AI 반도체 부족 원인

  • 엔비디아에 AI 반도체 공급 요청했지만...물량·예산 부족으로 수급 어려울 전망

  • 하이퍼클로바X 현재 성능은 GPT-4 90~95% 수준, 출시 시점에선 따라잡을 것 기대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데뷰2023 키노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챗GPT 등 초거대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전 세계적인 AI 반도체(AI 하드웨어) 부족 문제가 네이버에도 영향을 미쳤다. AI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네이버가 오는 7월 공개할 예정인 초거대 AI '하이파클로바X'를 외부 기업에 제공하는 게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27일 클라우드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는 최근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 후 당분간 네이버 사내 서비스에만 적용하고 외부 기업에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형태로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네이버클라우드가 현재 확보한 엔비디아 AI 반도체가 하이퍼클로바X 학습과 일부 서비스 추론(실행)에 활용하기에도 부족하기 때문에 일어난 문제다. 이에 따라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해 올해 상반기 출시할 예정인 AI 검색 서비스 '서치GPT(가칭)'도 이용횟수에 제한을 둘 가능성이 커졌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최근 엔비디아 관계자와 긴급 회동을 하며 'H100' 등 최신 AI 반도체 추가 공급을 요청했다. 하지만 필요로 하는 만큼의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클라우드 기업이 초거대 AI 패권 확보를 위해 대부분의 엔비디아 AI 반도체를 선점한 데다가 적자 조직인 네이버클라우드 AI 사업부(구 네이버 퓨처 테크)가 외부 투자를 받지 않은 상황에서 반도체 구매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 AI 사업 관련 적자는 2492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네이버 사내기업(CIC) 형태로 초거대 AI를 개발하던 클로바는 올해부터 네이버클라우드에 합병돼 관련 사업을 전개한다.

당초 증권가에선 하이퍼클로바X 공개를 기점으로 네이버클라우드 AI 사업부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올해부터 오픈AI의 플러그인(API)처럼 타 서비스와 연동되는 형태의 수익 모델을 고안해 점차 하이퍼클로바X 관련 매출을 키워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오픈AI가 챗GPT와 GPT-4 API를 유료로 다른 기업에 공개해 수익을 내는 것처럼 네이버클라우드도 하이퍼클로바X API를 다른 국내 기업에 제공함으로써 관련 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예측이다. 실제로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3월 SK㈜ C&C와 협력해 하이퍼클로바X 기반 기업용 AI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AI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하이퍼클로바X API를 외부에 공개하지 못하게 될 경우 당장 AI 사업부 매출·영업이익 확대에 어려움을 겪게 될 전망이다. 초거대 AI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또 다른 방안인 AI 모델 오픈소스 공개 전략은 수익화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어 네이버클라우드 입장에선 고르기 어려운 선택지다.

뿐만 아니라 AI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이제 막 커지고 있는 초거대 AI 응용 서비스(파인튜닝 모델) 시장에서도 오픈AI 등 외국 기업에 밀려 국내외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다만 반전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네이버클라우드가 사내에서 언어모델 벤치마크를 진행한 결과 하이퍼클로바X의 현재 대화 능력은 GPT-4(한국어 기준) 대비 90~95%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서비스가 공개되는 시점인 7월에는 GPT-4와 대등하거나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대규모 투자 유치 또는 모회사 네이버의 유상증자를 토대로 네이버클라우드가 외부 서비스에 필요한 AI 반도체를 확보하면 관련 생태계를 빠르게 확대할 잠재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하이퍼클로바X의 외부 기업 API 형태의 제공에 관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 엔비디아와 미팅을 했지만 로드맵을 공유받는 자리였고 AI 반도체 추가 공급은 요청한 사실이 없다"며 "AI 반도체 수급 불안정으로 하이퍼클로바X 출시가 중단되거나 지장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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