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리바운드' 안재홍 "'양현'에 장항준 감독이 느껴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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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3-04-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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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바운드' 주인공 배우 안재홍[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영화 '리바운드'(감독 장항준) 속 '양현'은 과거 전국대회 MVP까지 했던 이력 덕에 모교 부산중앙고 농구부 코치로 낙점된다. 그러나 경력도 없고, 프로 2군 출신이라는 꼬리표 탓에 선수들에게 무시당하기 일쑤. 그는 선수 시절의 열망을 꽃피우고자 아이들과 함께 농구에 전념한다.

영화 '리바운드'는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의 선수가 전국대회에 출전하는 내용을 그린다. 지난 2012년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 중고교농구대회에 참가한 부산 중앙고 학생들의 실화를 담았다.

영화 '사냥의 시간' '해치지 않아' '조작된 도시', 드라마 '멜로가 체질' '쌈, 마이 웨이' '응답하라 1998' 등을 통해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 온 안재홍은 이번 작품에서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신임 코치 '강양현' 역을 맡았다. 안정적인 연기력과 실제 '강양현' 코치와의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 그는 특유의 인간적 매력으로 관객들을 홀렸다.

"영화 공개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강양현 코치와 정말 똑같다'라는 반응이 보이더라고요. 정말 즐거웠고 감사했어요. 제가 목표했던 지점이거든요. 그 지점을 정확하게 짚어주셔서 감사했어요. 영화 말미 캐릭터들과 실제 사진이 오버랩 되는 부분이 영화적 감흥이 증폭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일체성'을 중요하게 보았어요. 멀지 않은 과거의 이야기기 때문에 그때의 열기를 가져오기 위해서 모든 배우가 몰입했죠."

영화 '리바운드' 주인공 배우 안재홍[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안재홍의 말대로 '리바운드'는 멀지 않는 과거의 이야기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실존하는 인물인 만큼 부담감도 크지 않을까 궁금했다.

"부담감보다는 오히려 특장점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강양현 코치님은 위인전에 나오는 사람이나 별처럼 먼 존재가 아니잖아요. 제가 궁금한 점이 있으면 바로 연락해서 물어볼 수 있고 그분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유례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실제로도 4살 터울이라 친근하기도 하고 자주 만나기도 해요."

그는 강양현 코치에 관한 궁금증들을 즉각 물어보고 해결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극 중 '양현'이 느끼는 감정들을 더욱 풍성하게 표현해낼 수 있었다.

"당시 (강양현 코치는) 굉장히 어린 나이였고 처음 겪는 일을 해내야 했잖아요. 전국 대회에서 만나는 상대마다 '정통 강호'로 불리던 이들이었고요. 농구 명문 고등학교들을 차례로 꺾어나갔을 때 어떤 심정이었는지 궁금했어요. 그게 (연기의) 주안점이기도 했죠. 감독님께 '어떻게 그런 어린 나이에 여섯 명밖에 안 되는 선수들을 데리고 시합했고 헤쳐 나갔느냐'고 물었더니, 강 코치님께서는 '그러므로 더욱더 당돌해질 수밖에 없었다'라고 하시더라고요. 더 자신 있게 밀어붙이고 큰 소리도 내보고 베테랑 코치들 사이에서 밀리지 않도록 했다고요. 그 이야기를 듣고 코트 밖 '양현'의 심정을 더욱 잘 표현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팬들은 극 중 '양현'을 보며 장항준 감독을 떠올리기도 했다. 강양현 코치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고 있지만 문득문득 드러나는 그의 사랑스러움이 장 감독의 분위기를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이었다.

"아, 맞아요. 제가 일부러 그 부분을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요. 영화를 보고 나니 장항준 감독님 특유의 러블리함이 '양현' 안에 겹쳐 입게 되어있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참 묘하다고 여겼던 부분이에요. 기분이 좋았어요. 장 감독님과 대화를 참 많이 했거든요. 의견도 많이 나누었고요. 그런 부분들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화학 작용이 잘 일어난 게 아닌가 싶어요."

영화 '리바운드' 주인공 배우 안재홍[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안재홍은 이번 작품을 통해 완전히 푹 빠지게 되었다고 털어놓았다.

"영화를 하면서 농구에 파고들게 되었어요. 예전에도 농구를 좋아했죠. '농구 대잔치'나 '슬램덩크' '마지막 승부' 같은 작품들도 보았고 서장훈, 우지원, 허재 감독님을 보면서 꿈을 키우기도 했고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농구에 관한 관심이 멀어졌어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도 농구라는 소재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던 건 그래서였어요. 그 시절 뜨겁게 사랑했던 것을 다시 찾아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안재홍은 최근 애니메이션 '슬램덩크' 등을 통해 농구 붐이 일어난 것에 관한 생각도 함께 언급했다.

"솔직히 이렇게 농구 붐이 일어날 줄은 몰랐어요. '슬램덩크'가 다시 나올 줄도 몰랐고, 이렇게 인기를 끌게 될지도 몰랐죠. 신기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길을 걷다가 보면 길거리 농구를 하는 사람들도 많더라고요. '아, 기운이 몰리고 있구나' 생각이 들죠. 하하."

영화 '리바운드'는 관객들에게 "당신이 가장 신나고 미쳐있는 건 무엇이냐?"라고 질문을 던진다. 극 중 인물들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것을 해내기 위해 노력하고 성취해나간다. 영화를 보며 느꼈던 궁금증을 안재홍에게도 던져보았다. "지금 가장 신나고 미쳐있는 것이 무엇이냐?"라고.

"영화죠. 저도 '리바운드'를 찍으며 그 질문을 되새겨보았어요. 마음을 알아야 그 장면을 해낼 수 있으니까요. 내가 가장 신나고 미쳐있는 게 무엇일까? 무엇이 나를 뜨겁게 만들까? 자문했는데 '영화'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영화 '리바운드' 주인공 배우 안재홍[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안재홍에게 차기작에 관한 질문을 했다. 그의 차기작은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LTNS'(Long Time No Sex, 가제)다. 삶에 치여 관계마저 소원해진 부부를 주인공으로 하는 코미디물이다. 안재홍은 순해 보이는 겉과 다르게 잠재된 분노를 간직한 인물을 연기한다. 그의 전작 영화 '소공녀'(2018)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안고'(2020)를 함께한 이솜이 아내 역할로 등장한다.

"'LTNS'는 '소공녀'와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인데, '소공녀'의 정고은 감독님과 '윤희에게'(2019) 임대형 감독님이 합작해서 공동 연출을 하세요. 각본도 공동으로 썼고요. 그 점이 매우 큰 시너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솜 배우와 다시 연기 합을 맞추게 된 것도 든든한 느낌이 들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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