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집안 일을 작품으로 만드는 헬가 스텐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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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3-05-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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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가 강아지가 되고 빨래를 얼룩말로 변신 시키는 헬가 스텐첼. 그의 작품을 보면 감탄부터 나온다.

그와 함께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찾는 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헬가 스텐첼 작가 [사진= 김호이 기자]

Q. 어쩌다가 이색적이고 특별한 작업들을 하게 됐나요?
A. 저는 뭔가 하나를 오랫동안 관찰하는 습관이 있는데요. 어렸을 때 조부모님과 오랫동안 시간을 보냈는데 제가 자란 동네가 재밌게 놀 수 있는 곳이 없었어요. 그래서 스스로 재미를 찾아나서는 활동들을 많이 했어요. 침대에 튀어나온 나무 부분을 계속 쳐다보기도 했고 방 안에 있는 사물들을 계속 관찰했어요. 그런 것들을 통해서 생각을 해나가는 활동들을 어렸을 때부터 했어요.
 
Q. 작업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A. 동물을 먼저 정해서 작업을 할 때도 있고 사물을 먼저 정할 때도 있어요. 배경의 경우는 제가 가지고 있는 저장된 배경을 활용할 때도 있고 여행을 떠나서 장소를 선정할 때도 있어요. 그때그때 가능한 배경을 사용하고요. 코로나 사태 때 여행이 쉽게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에는 여행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때 당시에 사용 가능했던 배경을 사용해서 작업을 했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작가님께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궁금해요. 
A. 시간을 가지고 관찰을 하면 저 같은 작업을 할 수 있어요. 저는 작업을 하기 위해 매일매일 정말 많은 걸 관찰해요. 제 습관이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그 시간보다 더 오랫동안 특정 사물이나 특정 대상을 관찰하곤 하는데요. 책 사이에 찢어진 틈을 활용하기도 하고요. 적극적으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키워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걸 통해서 사물을 더 탐구하고 작품 활동 까지 이어질 수 있는데요. 이건 모두가 할 수 있는 습관이자 행동이에요. 제 인스타 팔로어 분들이 보내주셨던 이미지를 활용하기도 해요.
 

인터뷰 장면 [사진= 김호이 기자]

Q. 작품 소재 중에 빨래가 많은데 누군가에게는 하기 싫은 집안일이라는 게 작가님께는 어떤 의미인가요?
A. 빨래라는 것에 굉장히 많은 의미가 담겨 있어요. 사람들이 빨래를 하기 싫어하고 빨래 더미를 보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근데 저는 그 안에 굉장히 미적으로 훌륭한 소재가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빨래감을 미적인 소재로 쓰는 잠재력도 크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빨래를 하는 건 정말 싫어하고요. 만약에 집안일 중에 좋아하는 걸 꼽으라고 한다면 설거지라고 말하고 싶어요. 설거지는 싱크대 앞에서 걸레를 닦기만 하면 되는 단순 노동이기 때문에 설거지가 그나마 가장 나은 집안일이에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일상에서 특별함을 찾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시나요?
A. 편견을 갖지 않고 관찰하는 게 중요해요. 사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몰입을 하면서 관찰을 하고요. 사물을 연구하기도 해요. 이 과정을 시각적 영상이라고 봐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는 정말 다양한 색채와 질감, 소재가 있어요. 저의 작업의 대상으로 쓰기에 굉장히 풍부한 소재들이고요. 이것들을 모두 순간을 포착해서 작업에 반영하고 있어요.
 
Q. 많은 사람들이 중요하지만 못 보고 넘어가는 것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A. 저는 단순한 게 가장 좋아요. 우리는 이 단순함을 모든 곳에서 찾을 수 있어요. 사람들이 복잡한 걸 찾곤 하는데 우리는 보통 가장 큰 기쁨을 단순한 대상에서 느끼곤 해요. 그래서 저는 단순한 소재를 작품에서 많이 사용하는데요. 빵이나 바나나, 포도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 소재는 단순한 것 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든 찾아볼 수 있는 소재에요. 그리고 그 사이에서 즐거움을 얻어요.
 

인터뷰를 하면서 작품을 만든 헬가 스텐첼 [사진= 김호이 기자]

Q.  작가로서, 사람으로서의 헬가 스텐첼은 어떤 사람인가요?
A. 사람으로서 헬가 스텐첼은 작가로서 헬가 스텐첼과 다른 것 같아요. 비슷한 점도 있고요. 특별한 대상 간에 구분을 짓는 행동을 잘 안한다는 점인데 그렇지만 저는 주체성이 조금 덜하고 저는 대중적인 사람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끔 겪는 문제도 있어요. 그래서 작가로서 헬가 스텐첼과 사람으로서의 헬가 스텐첼은 굉장히 다른 주체라고 생각해요.
 
Q. 작가님께서도 SNS를 통해 큰 인기를 끌면서 알려졌잖아요. SNS가 가져다 준 가장 큰 기회는 무엇이고 SNS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도 한말씀 해주세요.

A. 저는 굉장히 기획을 많이 하고 작품들을 통해서 전세계에 노출이 많이 됐어요. 어렸을 때는 생각하지 못했던 좋은 변화예요. SNS를 통해서 저와 비슷한 사람들과 영감을 공유할 수 있고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중 몇몇은 실제로 친구가 되기도 했는데요. 저는 소설미디어를 통해 커뮤니티를 통해서 다른 작가들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서로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해요.

그리고 SNS를 사용해서 유명세를 얻고 싶은 예술가들에게 조언을 드리자면 여러분들이 하는 예술 활동에 대해서 주체성을 가지고 스스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게 중요해요. 전세계적으로 기회가 많아짐에 따라서 작가들은 길을 잃고 어떻게 나아가야 될지 헷갈려할 때도 있는데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서 무엇이 자신의 심금을 울리는지, 무엇에 더 주체성을 가지고 활동 하고 싶은지 귀 기울여 봤으면 좋겠어요.

공유된 가치들을 여러 사람들과 나누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얻는 것도 중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주체성을 가지고 본인 스스로에게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는 거예요.
 

시간영수증 [사진= 김호이 기자]

Q. 마지막으로 상상을 두려워하는 사람들, 상상을 쓸데없다고 말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 완전히 안전한 게 상상력을 방해하는 거예요.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건 많아요. 그리고 상상력을 통해서 우리의 삶이 더욱 더 풍요롭게 변하기도 해요. 집 앞을 산책하다가 앞마당 벽에 빈틈이 발견한 걸 봤는데 그걸 고쳐야 되고 그걸로 인해 화가 날 수도 있지만 이 빈틈에서 악어를 찾아냈어요. 이런 식으로 상상력이 발휘될 수도 있고 화가 났던 마음이 가라 앉을 것이고 이걸 통해서 제 상상력이 더욱 자극된다고 생각해요. 이런 상상력을 통해서 삶이 더 재밌어질 거에요.

헬가 스텐첼과 김자 [사진= 김호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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